‘규제 전봇대’ 뽑는다더니 더 늘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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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54건 새로 도입… 없어진 규제는 48건

올 들어 새로 도입된 규제 수가 폐지된 규제보다 많아지면서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규제 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세(減稅)와 서비스 선진화 등 핵심 경제정책들이 벽에 가로막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가운데 ‘전봇대 뽑기’로 상징되던 규제 완화 시도마저 꺾이면서 ‘MB노믹스(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23일 규제개혁위원회에 따르면 22일 기준으로 올해 신설된 각 부처의 규제(주 규제 기준)는 54건, 폐지된 규제는 48건으로 정부 규제가 6건 늘어났다. 정부가 대대적인 규제 정비를 위해 ‘주 규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부수 규제’로 구분한 2009년 이후 신설된 주 규제가 폐지된 규제보다 많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신설된 규제가 56건, 폐지된 규제가 119건이었고, 2009년에는 273건이 신설되고 415건의 규제가 없어졌다.

지난해까지 크게 감소하던 정부 규제가 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국정운영 기조의 무게중심이 친(親)기업에서 친서민, 동반성장으로 이동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친서민, 동반성장과 관련 없는 규제들도 신설되고 있어 규제개혁 의지가 퇴색했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해 신설된 54개의 규제 중 절반이 넘는 30건은 정부에 등록 및 신고, 점검을 받도록 하는 ‘행정규제’로, 이 가운데 친서민 동반성장과 관련한 규제는 4건에 불과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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