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혼사, 남에게 알리지 마라” 정치권 결혼식 新풍속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4일 0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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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결혼식 풍속이 바뀌고 있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최근 이어지는 정치인 자제들의 결혼식은 모두 조용히, 비밀리에 치러졌다는 것. '조용한 결혼식'이 관례화 돼 가고 있는 모양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이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친지들만 초청한 가운데 맏딸 사라 씨(32)의 결혼식을 조용히 치렀다. 청첩장에도 '황우여'라는 이름을 찍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식이 다 끝날 때까지 보좌진도 전혀 몰랐던 이번 결혼식에는 축의금과 화환도 일체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원내대표는 "요즘에 서민들 생활도 어려운데, 굳이 여러 곳에 알릴 필요 있겠는가"라며 "가족들끼리 조용하게 치렀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지난 2006년, 장남의 결혼식도 친지들만 불러 조용히 치른 바 있다.

지난 5월,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차녀 원평 씨(32)의 결혼식을 가족과 친지들 5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렀다.

손 대표는 4·27 재보선에서 크게 승리해 자신의 대선주자로서의 입지가 더욱 확고해지면서 차녀의 결혼식에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보고 이같이 비밀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는 이날 축의금은 물론, 축하 화환도 일절 받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지난 5월 외동딸 동주 씨(29)의 결혼식을 경기도 모 예식장에서 조촐하게 치렀다. 이날 결혼식은 양가 가족과 신랑신부 친구들만 참석했다.

외부인사로는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유일하게 참석했지만, 이 역시도 김 지사 측에서 알린 것이 아니라 정 전 대표가 먼저 이를 알고 결혼식장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김무성 전 원내대표도 맏딸 현진 씨(29)의 결혼식을 극비로 치러 화제가 됐었다. 이날 결혼식에는 양가 가족과 친지 각 50여 명씩만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원내대표는 수행비서에게조차 "개인 일정"이라고 밝힌 뒤 혼자 식장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은 김 전 원내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회 지도층으로서 솔선수범하고, 자기 절제를 보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크게 칭찬했다.

이같은 정치인들의 조용하고 조촐한 결혼식에 대한 정치권의 평은 긍정적이다. 한나라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의 이런 모습이 사회에도 귀감이 될 것"이라며 "또 다른 형태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라고 평했다고 뉴시스는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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