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운동하다 다친뒤 司試준비중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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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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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역면제 의혹 해명

《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52)는 1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병역 기피 의혹에 대해 “디스크 수술로 인한 병역 면제는 적법한 것이었고 병역 기피는 시도할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 6층 소회의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자신이 고려대에 입학해 미식축구를 시작하게 된 이유와 허리 디스크가 발병하고 악화된 과정, 디스크 수술 경위, 병역 면제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본보 18일자 A1면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 ‘軍면제…
3면 韓 “허리 통증”→ 靑 “부상”…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허리 통증이 발병한 지 3년 뒤에도 현역병 입영 대상 판정을 받은 경위가 석연치 않은 데다 자녀를 희망하는 학교에 보내기 위해 위장 전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해명하지 않아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다. 》
한 후보자는 먼저 “미식축구는 뒤에서 밀 때를 제외하고는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을 아무리 밀고 넘어뜨려도 반칙을 지적하지 않는 전쟁같이 거칠고 격렬한 운동”이라며 “1학년 때 경기 중에 공을 받다가 넘어지고 쓰러지는 일이 반복되면서 허리가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리 디스크는 처음에는 다리가 좀 땅기고 쉬면 괜찮아지지만 두 번째 단계로 악화되면 다리가 막 저리는 느낌이 들고 세 번째 단계가 되면 다리를 올리지도 못하게 되고 잠도 못 잘 정도가 된다”고 말했다.

○ 상세한 해명

그는 “미식축구를 할 때에는 다리가 땅기는 단계였고 사범시험 공부를 할 때에는 막 저릴 정도로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또 “한번 디스크가 발병하면 통증을 피하려고 자세를 기울이게 되는데 자세를 기울이게 되면 점점 더 악화된다”며 “처음 외부 충격으로 디스크가 발병해 안 좋은 자세 탓에 악화되고 사법시험 준비로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결국 수술까지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가 자신의 위장전입 문제와 병역면제 관련 사안을 해명하기 위
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기자간담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가 자신의 위장전입 문제와 병역면제 관련 사안을 해명하기 위 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기자간담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이어 “1981년 당시엔 디스크 수술을 하면 반신불수가 된다거나 평생 정상이 안 된다는 게 통념이었지만 아파서 잠을 못 이룰 정도였기 때문에 고민 끝에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 뒤 매일 베개를 무릎 아래 넣고 자며 관리해 왔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는 “당시에는 디스크 수술을 받으면 모두 병역 면제였다”며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무관으로 가게 돼 있었고 법무관 근무를 해도 호봉과 인사에서 똑같이 인정을 받기 때문에 병역을 기피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차트(의료기록)가 서울대병원에 다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두 딸이 본인들 명의로 임야를 소유한 데 대해서는 “아버지(2007년 사망)께서 5년 동안 병상에 누워 계실 때 예전에 수임료 대신 받아 놓았던 조그만 땅을 손녀들에게 물려준 것”이라며 “비싸지도 않고 적법하게 증여세를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또 부인 박모 씨(48)가 본인 소유의 주택을 소유한 것에 대해서는 “장인어른께서 증여한 부동산을 팔아서 아파트를 산 것으로 증여세를 다 냈다”며 “장인어른이 증여한 것이라 아내 명의로 하는 것이 맞았다”고 설명했다.

○ 여전히 남는 의문

이러한 해명에도 1977년 디스크가 발병한 지 3년 만에 받은 신체검사에서 신체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현역병 입영 대상 판정을 받았는데 1년 3개월 만에 극심하게 디스크가 악화돼 수술까지 받게 된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디스크 통증이 단계적으로 악화됐다는 한 후보자의 얘기와 모순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찬식 대검 대변인은 한 후보자의 해명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한 후보자는) 1980년 징병검사 때도 통증이 있었지만 1981년에는 허리 디스크가 갑자기 악화돼 잠을 이룰 수 없을 만큼 통증이 매우 심했다”며 “그래서 부득이하게 수술을 받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크 전문가들도 “갑작스러운 디스크 악화는 얼마든지 있는 일”이라며 “디스크는 원래 발병 시기나 지속 기간과 관계없이 개인의 생활 습관이나 자세,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서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후보자는 이날 부인과 두 딸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전날 “딸이 친한 친구와 같은 학교를 다니고 싶다고 해서 주소를 옮겼던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 등 다른 사유는 전혀 없지만 결과적으로 위장전입이 돼 송구스럽다”며 시인한 것이 전부다.

그러나 해명과 달리 딸을 좀 더 좋은 평판을 가진 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해 주소를 옮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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