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나눠먹기에 민심 떠나… 친박 지분 챙기는 일 없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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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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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 유승민 최고 인터뷰

친박계 단일 후보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유승민 최고위원이 6일 동아
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친박계 단일 후보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유승민 최고위원이 6일 동아 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나라당 유승민 최고위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은 꽃향기로 가득했다. 친박(친박근혜)계 단일 후보로 2위를 차지한 것을 축하하는 화환들이 넘쳐났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 등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인사들이 보낸 것도 있었다. 유 최고위원을 6일 국회에서 만났다.

―사무실만 봐도 친박계로 힘이 쏠린 한나라당을 실감하겠다.

“전당대회 결과에 나도 깜짝 놀랐다. 아무래도 영남, 충청권 중심으로 친박 표가 쏠린 게 가장 컸지만, 당의 민생복지 정책을 좌측으로 옮기자는 데 동의해준 분들도 적지 않았다.”

―홍준표 대표도 친박계의 지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는데, 사전에 친박계 내부에서 홍 대표 지지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나.

“많은 친박계 의원이 선거 전에 홍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했다. 홍 대표도 알고 있을 것이다. 아마 홍 대표를 미는 게 박 전 대표에게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 듯하다.”

―친박계가 당의 전면에 섰다. 3년 넘게 친이계와 갈등한 친박계로서 생각이 복잡할 것 같은데….

“친박계가 당권을 잡았다는 해석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사실 홍 대표도 범친이계 아닌가. 이번 정권에서 원내대표도 하고…. 정권에서 민심이 떠난 게 친이계 와해와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세력으로서 응집력이 너무 없어졌다. 정권 출범 초기에는 전부 친이계를 하겠다고 ‘완장’을 차려던 시절도 있었는데 말이다. 지난 3년 동안 친이계가 자기들끼리 울타리를 치고 공천 과정에서 친박계 밀어내고 당직이나 국회직까지 나눠 먹기도 했다. 우리(친박계)가 정권을 잡으면 그런 식으로는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산다.”

―홍 대표가 ‘계파 해체’를 주장하자 반발한 것처럼 비치고 있다.

“나도 계파 해체에는 찬성하지만 책상에 앉아서 말로만 해선 진정성이 없다. 오히려 실존하는 계파를 인정하되 서로 수긍할 수 있는 범위에서 탕평 인사를 하고 공정하게 공천을 하면 그게 계파 해체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8대 총선 공천처럼 하면 계파 해체는 절대 안 된다.”

―홍 대표의 당직 인선 구상에 반대한 것도 그런 이유인가.

“당직 중 공천과 관련된 사무총장, 2명의 사무부총장, 여의도연구소장 등 네 자리는 홍 대표 캠프 인사로 채우지 말라고 요구했고 일단 그렇게 하겠다고 하더라. 홍 대표가 자꾸 나를 포함한 다른 최고위원들에게 당직 후보들을 추천하라고 하는데 그건 서로 지분 챙기는 식으로 거래하자는 것 아니냐. 친박 지분이나 챙기려고 최고위원에 도전한 것은 아니다. 공정하게 해야 한다. 홍 대표가 어떻게 나올지 두고 보겠다.”

―최고위원으로서 박 전 대표의 향후 행보를 어떻게 도울 것인가.

“옆에서 돕기보다는 최고위원으로서 도울 것이다. 최고위원이 대변자 비슷하게 옆에 있으면 박 전 대표에게도 부담이다. 박 전 대표는 알아서 자기만의 일정과 방식대로 할 것이다. 다만 유력 대선 후보로서 국민에게 자신의 생각과 비전은 알기 쉽게 밝혀야 할 것이다.”

―정통 보수 경제학자로서 유 최고위원의 복지 공약에 많은 사람이 놀라고 있다. 선명성 경쟁 차원인가 아니면 근본적 변화인가.

“민생 복지 분야만큼은 진보로 전향했다. 우리 공동체가 무너지면 무책임한 좌파가 움직이게 된다. 그걸 막기 위해 보수가 복지에 나서자는 것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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