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전대 계파별 3색 고민… 늘어난 선거인단에 ‘錢大’ 우려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3일 03시 00분


한나라당 7·4 전당대회가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번 주부터 공식 출마 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내 3대 세력인 친박(친박근혜)계와 쇄신그룹(소장파), 친이(친이명박)계는 전대를 앞두고 저마다 고민을 하나씩 안고 있다.

친박계에선 대구 출신으로 재선인 유승민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다. 직전 지도부에서는 부산 출신 서병수 의원이 친박계 몫으로 최고위원을 했기 때문에 이번엔 대구·경북에서 최고위원이 나와야 한다는 암묵적인 공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남권 신공항 사태 당시 대구 의원들과 반목했던 부산 의원 일부가 유 의원의 출마에 반대하며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친이계는 김무성 전 원내대표, 나경원 전 최고위원, 원희룡 전 사무총장 중 대표 주자를 골라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김 전 원내대표는 대중적 인지도가 낮아 여론조사에서 불리하다는 점과 친박계 핵심의 비토 가능성 때문에 출마를 결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전대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나 전 최고위원은 이번에는 1위를 차지해 대표가 돼야만 전대에 나선 의미가 있다는 주변의 지적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4·27 재·보궐선거를 지휘한 원 전 사무총장은 전 지도부 책임론에 대한 부담 때문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그룹은 공식적인 단일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남경필 의원이 대표격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방문한 남 의원은 11일(현지 시간) 뉴욕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14일이나 15일 당 대표 경선에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쇄신그룹 내에선 남 의원의 상위권 진입이 좌절될 경우 소장파의 한계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고민하는 분위기도 있다.

7·4 전대에선 후보들의 자금력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인단 수가 지난해 7·14 전대의 1만 명에서 21만 명으로 크게 늘고, 여론조사 30% 반영은 유지되는 바람에 선거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칫 ‘전대(錢大)’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후보로 등록할 때 당에 내야 하는 기탁금이 지난해에는 8000만 원이었지만 올해는 1억 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특임장관 등 친이계 의원 10여 명은 12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가졌다. 참석한 의원들은 “최근 의원직을 상실한 공성진 현경병 전 의원을 위로하는 자리였을 뿐 전대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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