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힘받은 민주 “총선-대선도 해볼만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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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을서 변화 열망 확인” 與아성 강남벨트공략 자신감孫 트위터에 “깨우지 마세요” 당선 확정뒤 밤늦게야 나타나

4·27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경기 성남 분당을 등지에서 승리하면서 힘을 받고 있다. 당내에서는 제1야당이라는 존재감이 커지는 한편 내년 총선, 대선도 전망이 밝아졌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승리는 일단 민심이 현 정부에 등을 돌리고 야권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집권 4년차에 들어선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국정난맥과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대형 국책사업이 줄줄이 백지화되거나 전면 수정되고 고물가와 전월세대란으로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실시됐다.

특히 총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치러진 분당 선거는 내년 총선을 가늠해보는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볼 수 있다. 분당에서의 한나라당 패배는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아성인 서울 동남벨트(서초, 강남, 송파, 강동)의 수성도 장담할 수 없음을 뜻한다. 또한 총선 결과는 같은 해 치러지는 대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노무현 심판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치러졌던 2007년 12월 대선, 2008년 4월 치러진 총선과 정반대의 결과가 내년에 나올 수 있다”며 기대 섞인 관측을 내놨다. 2007년 대선에서 531만 표 차로 대패한 직후 치러진 2008년 4월 총선 때 민주당은 서울 48개 의석 중 불과 7석(14.6%)을 건졌다. 경기도의 경우에도 51개 의석 중 17석(33.3%)을 얻는 데 그쳤다. 따라서 이번 분당을 승리의 세를 몰아가면 총선에서 수도권에서의 대반전을 기대할 수 있고, 이를 발판으로 대선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통령의 임기 말이 가까워지면서 가속화될 한나라당의 내홍도 민주당을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가 분당에서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난 27일 저녁 민주당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오후 8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민주당사 3층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주먹을 불끈 쥐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정세균 박주선 김영춘 최고위원, 이낙연 사무총장 등 20여 명의 의원은 활짝 웃으며 박수를 쳤다. 손 대표의 분당 후보 사무실에서도 박수와 함께 “손학규! 손학규!”를 연호하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차영 대변인은 “국민들의 정권심판, 변화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보여준 선거였다”며 “미래세력에 힘을 실어준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작 손 대표는 당선이 확정된 오후 11시 20분경 분당 사무실에 나타났다. 한 측근은 “아침 투표를 마친 뒤 밀린 숙제하듯 10시간 이상 잠을 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오전 10시경 자신의 트위터에 “선거운동을 하면서 느낀 변화에 대한 열망이 투표 결과로 나타나면 좋겠다, 저는 오늘 실컷 잠이나 자겠다, 저 깨우지 마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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