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부국강병론’으로 대선출마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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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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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강연뒤 리셉션… “한국 절체절명 위기 큰 책임감 느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현지 시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현지 학생과 하버드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을 변화시키는 힘, 창의’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그는 40분 동안 영어로 강의한 뒤 30분 동안 통역을 통해 참석자들과 질의응답을 했다. 케임브리지=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현지 시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현지 학생과 하버드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을 변화시키는 힘, 창의’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그는 40분 동안 영어로 강의한 뒤 30분 동안 통역을 통해 참석자들과 질의응답을 했다. 케임브리지=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오세훈 서울시장이 차기 대선 출마를 강력히 시사했다. 미국을 방문한 오 시장은 18일 오후 6시경(현지 시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행정대학원) 초청 강연을 마친 뒤 가진 공식 리셉션에서 “우리나라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고 정치 환경은 내 뜻대로만 가는 게 아닌 만큼 (대선 출마라는) 큰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차기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이 공식 석상에서 대권 도전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오 시장은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시장 직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즉답을 회피했다. 하지만 이날 발언은 국민 지지도가 올라가거나 한나라당이 요청한다면 본격적으로 대선 준비에 승부를 걸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오 시장은 발언 직후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소신을 밝혔을 뿐”이라며 부정하지 않았다.

○ ‘퍼주기 복지’에 ‘10년 부국강병론’으로 맞서

오 시장은 이날 리셉션에서 “선거에 즈음해 나눠주기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인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며 “도시, 국가경쟁력을 키워 미래를 준비하자고 주장해온 사람으로서 무척 걱정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국내 경제활동인구 8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지만 2025년이 되면 경제활동인구 3명이 노인을 부양해야 할 정도로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만큼 무분별한 복지 확대 정책으론 국가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야당 등에서 무상급식을 포함한 ‘퍼주기식 복지’를 요구하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지만 자신은 도시경쟁력을 키워 미래를 준비하는 데 앞장서 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현재 오 시장 측근 그룹에서는 노인 인구를 부양하기 어려운 시기를 맞기 전인 향후 10년 동안 성장잠재력을 키워 강한 나라를 만들자는 ‘10년 부국강병론’을 준비하고 있다.

○ 경쟁자에 대한 견제 의도도


오 시장이 내세운 부국강병론은 한나라당 내부 경쟁자를 의식한 측면도 있다. 오 시장과 함께 잠재적인 대권 주자로 지목받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민주당 소속 도의원의 요구 등으로 무상급식을 찬성한 데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무상급식에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으로선 무상급식에 부정적인 보수층을 겨냥해 자신은 퍼주기 복지에 반대하며 주민투표 운동이 일어나게 할 만큼 노력했다는 점을 내세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케임브리지=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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