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을 공천 원칙도 없나” 열받은 나경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9일 03시 00분


“출마 의사도 없는 후보를…” 정운찬 겨냥 안상수 압박
안대표 “부적절 발언 말라”

한나라당이 경기 성남시 분당을 보궐선거 공천을 놓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28일 강원 원주시 산업경제연구원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각에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후보가 선거에 나와야 한다며 (예비후보들을) 흔들고 폭로 비방전이 벌어지는 등 점입가경”이라며 “당이 (경선이라는) 원칙대로 공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권력실세 간 암투, 이전투구, 내부 경쟁자를 흔드는 이상한 선거란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 “지도부가 결단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안상수 대표를 압박했다.

이에 안 대표는 “강원도에서 적절하지 않은 발언은 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고, 비공개 회의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최고위원의 발언은 당사자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분당을 공천론이 여권 안팎에서 나오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나 최고위원이 분당을에서 뛰고 있는 강재섭 전 대표와 가까워 그런 말을 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 위원장이 28일 동반성장위원장직에 복귀하면서 현실적으로 보선출마와는 멀어졌으니 이제라도 제대로 해보자는 취지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정두언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가 우리 후보들을 폄하하고 훼손하고 있다.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차라리 완패하는 게 낫다’는 이야기에 공감한다”며 “심각하게 반성하면서 스스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분당을 보궐선거 예비후보인 박계동 전 의원이 제기한 강재섭 예비후보의 공천헌금 관련 의혹과 관련해 “근거가 없다”고 결정하고 더는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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