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준비… ‘천안함 폭침 1년’에 맞춘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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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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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도운 김성은 목사


24일 북한 주민 6명의 탈북을 도와 해상으로 입국시킨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47·사진)는 “어려움에 처한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해 지난 2년간 신중하게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충남 천안시에 있는 갈렙선교회는 북한 선교와 탈북 지원 활동을 해온 종교단체다. 1998년 이 선교회를 설립한 김 목사는 탈북자 아내와 함께 탈북자 지원에 주력해 왔다. 갈렙선교회는 북한 내부 문서는 물론 화폐개혁 단행 전후의 북한 실상이나 주민들의 생계난, 북한 여성들의 성매매 실태 등을 담은 영상을 입수해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 목사와의 전화 일문일답.

―천안함 폭침 1년에 맞춘 ‘기획 탈북 및 입국’인가?

“우리가 이들의 탈북을 도와준 것은 맞지만 ‘기획’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탈북자들을 돕는 일을 계속해 온 사람으로서 이들을 인도적 차원에서 순수하게 도왔다. 시기도 천안함 1년에 일부러 맞춘 게 아니다. 이들을 데려오기에 가장 안전한 날을 선택한 것이 결과적으로 오늘이었다. 그러고 보니 누군가는 (장병들을) 죽인 날에 우리는 살린 셈이네.”

―해로는 육로보다 위험하고 적발돼 북송되는 경우도 많다던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우리는 가장 안전하고 신속하게 탈북자들을 데려올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해상 조건 같은 것도 다 따졌다.”

―이들의 탈북 지원을 준비하는 데 얼마나 걸렸나.

“2년간 준비했다. 2년 전 이 사람들을 알게 됐고 힘든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기독교적 차원에서 이들의 도움 요청을 받아들였다.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다.”

―탈북한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일부는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에서 3, 4년간 머물다 들어왔고 나머지 일부는 이번에 북한에서 중국으로 빠져나오자마자 바로 한국으로 왔다. 모두 건강한 상태로 들어왔다. 가족과 함께 나온 여자 아이와 10대 여학생도 한 명씩 있다. 남자 1명은 김정일음악대에서 악기를 다뤘던 사람이다.”

―이들의 탈출을 돕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우리 선교회에 다니는 탈북자들의 가족과 지인, 중국 동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탈북자 신도가 20여 명 밖에 안 되는 작은 교회지만 이들은 중국은 물론 북한 내부와도 연락할 수 있다. 나는 과거에 탈북자들을 돕다가 중국 당국에 걸린 적도 많아서 이번에는 직접 중국에 들어가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군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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