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과 똑같은 얘기 말고 軍개혁 강력하게 추진하라”

  • Array
  • 입력 2011년 3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李대통령, 3군총장 질타

이명박 대통령이 7일 각 군 참모총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에 ‘예비역들의 압력에 휘둘려 국방개혁의 발목을 잡는 우(愚)를 범해선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군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서 ‘국방개혁 307계획’을 보고 받은 뒤 김 장관과 동행한 각 군 총장과 해병대사령관 등 군 수뇌부와 면담했다. 이날 면담은 30여 분간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국방개혁에 대한 군 수뇌부의 의견을 물었고 군 수뇌부는 상부 지휘구조 개편 등 국방개혁 핵심내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참석자는 국방개혁이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추진될 경우 타군(해·공군)이 육군의 ‘기능부대’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개혁이 육군 위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를 군 통수권자에게 전달한 것이다.

20여 분간 이들의 발언을 경청한 이 대통령은 “해·공군 총장의 얘기는 내가 지금까지 만난 많은 예비역의 의견과 똑같다”며 “각 군 총장은 예비역의 압력이나 영향을 받지 말고 이들을 적극 설득해 국방개혁을 강력하고 일사불란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은 상부 지휘구조 개편과 관련해 “각 군 총장들이 (자군 위주로 생각하지 말고) 국방부와 함께 의견을 잘 수렴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과거 정부에서 추진된 국방개혁들이 결실 없이 사장되거나 실패한 주된 이유가 ‘자군 이기주의’를 앞세운 예비역들의 지나친 간섭과 압력 때문이었으며 현역 수뇌부도 예비역들의 눈치를 보며 개혁을 늦춰온 것 아니냐고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