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청와대 담장 사이 왕의 남자들의 무한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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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정안 앵커)이명박 대통령의 참모들이 청와대 담장을 사이에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청와대 안 공식 참모라인인 대통령수석비서관들이 대통령특별보좌관들과 비슷한 업무를 놓고 '왕의 남자'로 인정받기 위해 물밑에서 이른바 '복심 경쟁'을 하고 있다는데요. 박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민혁 기자)대통령수석비서관들과 청와대 밖 정부중앙청사 창성동 별관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대통령특보들 사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동관 전 홍보수석과 박형준 전 정무수석이 최근 언론특보와 사회특보로 각각 컴백하면서 후임인 홍상표 홍보수석과 정진석 정무수석간 미묘한 경쟁구도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동관 특보와 홍상표 수석은 모두 57년생으로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언론사에서 정치부장을 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의 거리와 업무 추진 방식에선 차이가 있습니다.

2007 년 한나라당 대통령경선 때 캠프에 합류한 이 특보는 정권 출범과 함께 이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자리 잡습니다. 특유의 빠른 판단력과 과감한 추진력으로 때론 논란꺼리를 만들기도 했지만 언론분야에선 이 대통령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측근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홍 수석은 수석으로 발탁되기 전 이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없어 대통령과의 관계가 일 중심의 '기능형'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전임인 이 특보가 강한 이미지여서 홍 수석은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업무를 추진한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이 대통령의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를 두고 이 특보는 정식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홍 수석은 산행을 하며 기자간담회를 해야 한다며 이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 이 특보가 자신의 사무실을 청와대 안에 두고 싶어 했지만 이를 홍 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공식참모진들이 반대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형준 사회특보와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 역시 60년생으로 동갑입니다. 고려대 동문인데다 두 사람 모두 신문사를 거쳐 국회의원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박 특보가 조용한 성격이라 두 사람 사이 표면적으로 마찰은 없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분석이지만 하는 일이 비슷해 물밑 경쟁은 진행 중입니다. 두 사람 모두 내년 총선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최대 관심사이자 주된 업무입니다. 또 정권재창출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전현직 정무수석으로 전화통화를 자주 할 법한데도 별도의 통화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박 특보가 당초 '정무특보'라는 직함을 사용하려 했지만 정 수석이 반대해 사회특보로 이름이 바뀐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CG) 청와대 관계자는 "네 사람의 무한경쟁은 자칫 집권 말기 느슨해질 수 있는 청와대 참모진 분위기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경쟁과 갈등이 지나치면 권력 암투로 비쳐질 수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탠드 업)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특보 9명 전원을 청와대로 불러 "앞으로 적극적으로 일해달라"며 힘을 실어줬습니다. 청와대 밖에 위치한 '창성동 별동대'가 청와대 안의 공식참모들과 조화를 이뤄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박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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