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5개월만의 ‘영수회담’… 정작 靑-孫은 떨떠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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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시기-의제 사전협의 필요”… ‘영수’ 용어 사용도 이의 제기
孫 “왜 원내대표가 발표하나”

6일 여야 원내대표의 ‘금주 내 영수회담 추진’ 노력 합의에 대해 정작 당사자인 청와대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 측은 “영수회담 개최 문제를 왜 원내대표가 발표하느냐”며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 강행 처리와 관련해) 고작 국회의장의 사과를 받겠다고 제1야당 대표가 혹한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했겠느냐. 대통령의 유감 표명을 약속받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영수회담에 응할 수 없다는 건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손 대표 주변에선 박지원 원내대표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영수회담에 대해 여야 원내대표가 사전에 얘기를 나눴고 대통령이 TV 대담에서 ‘하겠다’고 확인해줬다”고 말하는 등 ‘오버’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청와대도 이번 주에 영수회담을 서둘러 열기보다는 먼저 민주당 측과 시기 및 형식, 의제 등에 대해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치겠다는 태도다.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손 대표의 비서실장인 양승조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영수회담을 급히 서두른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영수회담이 실제 성사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한나라당의 새해 예산안 단독 처리와 관련해 대통령 사과를 영수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면 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이 대통령도 1일 방송좌담회에서 걸핏하면 야당이 대통령 사과 운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밝혔다.

그럼에도 양측 모두 영수회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어떤 수위에서 영수회담 성사에 합의할지 주목된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만날 수 있다는 원칙을 밝혔고 이에 야당이 호응했다”면서 “양측 실무진이 의견을 교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번에 손 대표를 단독으로 만난다면 2008년 9월 당시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회동한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영수회담은 과거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던 시절 야당 대표와 만날 때 쓰던 표현. 이 때문에 청와대는 적절치 않은 용어라며 꺼리고 있으나 야당 측에선 대통령과의 회동을 영수회담으로 부르길 바란다.

한편 자유선진당은 이회창 대표를 배제하는 영수회담 추진에 반발하고 있다. 권선택 원내대표는 “여야 영수회담은 애초 선진당이 제안한 것”이라며 “영수회담에 선진당이 참여하는 문제를 청와대 측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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