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세금 얘기 없는 복지는 솔직하지 못해… 빈 수레형 정책”
친박 “습관적으로 비난만… 대꾸 필요 안느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내놓은 복지정책 구상에 대해 민주당이 “빈 수레형 복지정책”이라고 공격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 심재철 “증세 감추는 건…”
한나라당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24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의 복지 구상을 비롯해 당의 대권 예비주자들이 내세우는 ‘대선공약성 정책’에 대해 “복지가 늘어난다는 것은 좋은 일이나 그에 따른 돈이 늘어난다는 것이고 결국 국민 세금이 더 높아진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거둬야 되는데, 그 얘기는 감춰놓고 무조건 복지만 잘해주겠다고 얘기하는 것은 좀 솔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권 예비주자들의 공약성 정책이) 아직 한나라당의 정책으로 반영하거나 그러기엔 거리가 있다는 말씀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답변했다.
당내에선 친이계로 분류되는 심 정책위의장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그동안 박 전 대표의 복지 구상을 비롯한 대선 행보에 대해 대체로 관망해온 친이계가 문제 제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친이계 의원들은 20일 열린 박 전 대표의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 공청회 이후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을 꺼려왔다.
심 정책위의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친박계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자 “복지법안을 발의할 때는 재정에 대한 계산도 필요하다는 일반론적인 언급이었을 뿐 박 전 대표의 복지 구상과 관련된 언급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 친박계 “습관적으로 비난만…”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됐든 누가 됐든 박 전 대표가 발의한 사회보장기본법의 취지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습관적으로 비난만 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일일이 대꾸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사회보장제도 전반에 대해 큰 틀의 기본방향을 먼저 제시한 것이며 재원 등의 구체적인 (실현)방안은 박 전 대표가 내놓은 기본법을 바탕으로 (세부) 법안들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산을 중심에 놓고 그림을 그리는데 ‘사슴이 크다 작다, 토끼가 한 마리다, 두 마리다’ 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친박계 이혜훈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얘기하는 복지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처럼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무상급식을 하자며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붓는 그런 복지가 아니며, 혜택이 절실한 사람에게 충분히 주자는 복지”라며 “복지 재정도 우선적으로 현재 중복되고 누수되는 비효율성을 교정해 여력을 확보하고 그 뒤에 필요한 부분을 늘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의 복지정책 구상과 관련해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복지는 공허한 주장이며 립서비스 수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연일 박 전 대표의 복지구상을 비판하고 있는 것은 2012년 대선, 총선의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복지’ 이슈를 여권이 선점할 경우 민주당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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