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젠 민생행보”… 민주 “일단 장외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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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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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민주당의 ‘날치기 4대강 예산·MB 악법 원천무효, 이명박 독재심판 전국순회 규탄결의대회’에 참석한 민주당 이석현 박상천 의원, 박지원 원내대표, 손학규 대표, 정동영 최고위원(앞줄 왼쪽부터)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9일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민주당의 ‘날치기 4대강 예산·MB 악법 원천무효, 이명박 독재심판 전국순회 규탄결의대회’에 참석한 민주당 이석현 박상천 의원, 박지원 원내대표, 손학규 대표, 정동영 최고위원(앞줄 왼쪽부터)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새해 예산안 강행 처리 후폭풍에 흔들렸던 한나라당이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들어갔다. 당 지도부 인책론의 불씨가 사그라지면서 친서민 행보로 국면 전환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14일부터 예산안 강행 처리에 항의하는 전국 장외 집회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연평도 사격훈련 재개 여부 등 돌발 변수가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한나라, 민생 행보 ‘마이 웨이’

안상수 당대표는 22일 당 지도부와 함께 강원 화천군의 군부대를 방문한다. 24일에는 보육원을, 30일에는 양로원을 찾아 연말 민생행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당 차원에서도 23일 노숙인들에 대한 물품 전달식을 시작으로 소외계층을 챙기는 각종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당의 봉사기구도 정비할 방침이다.

이재오 특임장관 역시 주요 서민예산 중 하나인 특성화고 지원 예산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특성화고를 방문할 예정이고, 군부대 방문 일정도 잡고 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은 연말연시를 서민과 함께하고 서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여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예산안 파문을 둘러싼 내홍이 일단 진정됐고, 야당의 장외투쟁에 대한 여론의 호응이 크지 않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서민·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통해 야당과 차별화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각 부처에서 업무 보고를 받으면서 내놓은 각종 서민 관련 정책을 여당이 현장에서 뒷받침하는 측면도 있다. 이 대통령은 업무 보고에서 각 부처에 ‘새해 물가 관리’ ‘저소득층에 대한 정규직 일자리 창출’ 등을 주문했다.

○ 민주, “장외투쟁 계속하겠다”고는 하지만…

민주당이 19일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연 집회엔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정동영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소속 의원 30여 명이 참가했다. 손 대표는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 통과는 독재 정권이 부활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민주당이 ‘형님(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 예산’, 4대강 예산에 빼앗긴 ‘서민 예산’을 되찾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일단 28일까지 예정된 전국 순회투쟁 일정을 소화한 뒤 1월에 장외투쟁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선 투쟁 동력을 이어 나갈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눈치다. 한겨울 ‘거리 정치’가 장기화하면서 긴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연말연시를 맞아 의원들의 참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민주계 의원은 “정치 문제는 국회에서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군이 예정대로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을 재개해 다시 안보정국이 조성되면 장외투쟁 자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부담이다. 당 일각에서 “이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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