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조567억 확정… 회기내 통과 8년만에 처음
친수법 - 서울대 법인화법-UAE 파병안도 가결
올해도 어김없는 ‘연말 폭력국회’… 낯 뜨거운 한국정치 현주소 올해도 예산안 처리를 놓고 국회에서 낯 뜨거운 폭력 사태가 재연됐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의장석 주변에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민주당·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한나라당은 8일 야당 의원들의 반발 속에 국회 본회의를 열어 당초 정부안보다 4951억 원 삭감된 309조567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정기국회 회기(9일 종료) 안에 정부 예산안이 통과된 것은 2002년 이후 8년 만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과 육탄전까지 벌이며 예산안을 처리해 세밑 정국은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등 각종 현안도 한동안 ‘폭력국회 후유증’에 묻힐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이후 세 차례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단 한 번도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2005년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제1야당이던 한나라당이 정부 예산안 표결을 거부한 이래 2008년부터 3년 연속 제1야당(민주당)의 불참 속에 예산안이 통과되는 헌정사의 불미스러운 기록도 남기게 됐다.
이날 최대 쟁점이었던 4대강 사업 예산은 당초 정부 예산안보다 2700억 원 삭감된 5조4600여억 원이 책정됐다. 국회 심의를 받지 않는 한국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비를 합하면 내년 전체 4대강 사업비는 9조2000여억 원이다.
이날 박희태 국회의장에게서 사회권을 넘겨받은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부의장은 예산안과 함께 예산부수법안과 핵심 쟁점법안 등 모두 41개 안건을 직권상정해 통과시켰다.
특히 국군 부대의 아랍에미리트(UAE) 파견동의안이 통과돼 특전부대 소속 130명이 내년 1월 1일부터 2년간 UAE 아부다비의 특수전학교로 파견된다. 또 2012년부터 국가기관인 서울대를 독립법인으로 바꾸는 내용의 ‘국립대학법인 서울대 설립 및 운영 법률안’도 통과됐다. 4대강 사업의 핵심 법안으로 전날 국토해양위원회에 기습 상정된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과 ‘불량상임위’로 꼽히는 교육과학기술위의 법안 4건도 함께 처리됐다.
예산안 처리 직후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 규탄대회를 열어 “날치기로 통과된 예산안은 원천무효”라며 “이명박 정부의 압정을 반드시 끝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준전시 상태인 데다 구제역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국회가 해야 할 일은 정부에 협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李대통령 “회기내 통과돼 다행”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8일 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순방을 위한 출국에 앞서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새해 예산안이 정기국회 회기 내 통과돼 다행스럽다”며 “새 예산안을 바탕으로 다음 주부터 각 부처 신년 업무계획을 차질 없이 확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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