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격 정국’서 고민 깊어지는 손학규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북한의 무력도발로 대포폰 논란과 4대강 사업 등 대여(對與) 이슈가 일거에 함몰되면서 제1야당 `원외대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쉽지 않은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국회에서의 `100시간 농성'을 끝내고 지난 22일부터 대포폰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서울광장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지만 연평도 포격으로 하루 만에 농성을 접었다.

당초 29일 4대강 반대 장외집회 후 전국을 순회하며 대대적 장외투쟁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현재로서는 집회 자체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당 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북한과 관련해 `징크스'가 있는게 아니냐는 농반진반의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6년 10월9일에도 북한이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하는 바람에 이날로 끝난 손 대표의 100일 민생대장정이 크게 주목을 끌지 못했었다.

손 대표는 일단 연평도 포격으로 조성된 안보정국에서 "평화를 능가하는 안보는 없다", "전쟁은 해결책이 아니며 평화의 길을 가야 한다"면서 평화를 주제어로 공간 찾기에 나선 모습이다.

여기에는 당 정체성과 직결된 대북 문제에서 평화 기조를 강조함으로써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민주당의 `집토끼'를 확실히 다잡으려는 포석도 깔려 있는 듯 보이나 당 일부에선 메시지가 다소 밋밋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핵심 관계자는 28일 "결국 궁극적 화두는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평화적으로 풀어갈 수 있느냐 하는 대안과 해법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대표의 시선도 평화적 사태 해결을 위한 근원적 처방에 모아져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손 대표가 30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보다 분명한 대북관계 메시지를 내놓으며 선명성 확보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애도정국 속에서 국민정서를 감안, 발언 수위을 다소 조절했던 것과 달리 햇볕정책 복원 필요성을 거론하는 등 구체적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대북강경책을 견지해온 현 정부와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를 계기로 대여 동력도 확보, 자연스럽게 대포폰과 4대강 문제의 불씨를 되살려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 주변인사는 "손 대표는 국민정서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긴 호흡으로 가자는 입장"이라며 "현 정권의 민주주의 후퇴를 절대로 덮고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한 만큼 적절한 시점이 오면 다시 투쟁모드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