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정권재창출 위해 선진당과 연대 가능”… 보수대연합 불씨 지피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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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당 “충청인 흔들지 마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11일 “충청권이 민주당에만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 자유선진당과의 정치연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지방언론사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나온 민주당의 충청권 공략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안 대표의 발언은 선진당을 향한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7월 15일 대표 취임 직후에도 중도보수 대통합론을 주장했다. 다음 날인 16일에는 선진당 이회창 대표를 만나 “우리가 (이 대표를) 도로 모셔 가야겠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선 6·2지방선거에서 야권의 후보단일화 바람에 참패한 뒤 ‘대선에서 보수진영도 뭉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넓게 퍼져 있다. 안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등 야권에선 대선을 앞두고 후보 단일화 이벤트를 계속 만들어나갈 텐데, 보수진영에도 뭔가 이벤트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보수대연합의 실현 가능성을 낙관하긴 어렵다는 관측도 많다. 당장 당내 친박(친박근혜) 진영은 선진당과의 합당에 부정적이다.

선진당은 안 대표의 발언에 당장 발끈했다. 한나라당과 손잡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 경우 충청권에서 선진당의 존립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권선택 원내대표는 12일 당 5역 회의에서 “선진당은 그런 말 한마디에 왔다 갔다 하고 좌고우면하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충청인과 선진당을 흔드는 행동은 자제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파문이 커지자 안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기를 얘기한 것도 아니고 충청권을 끌어안기 위해 선진당과의 연대도 고려할 수 있다는 원론적 견해를 밝혔을 뿐”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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