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통 검사출신 홍준표-박주선 ‘청목회 수사’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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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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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10만원후원 수사 말 되나”
洪 “돈 뜯어먹는 건 나쁜거지”

박주선 최고위원
박주선 최고위원
홍준표 최고위원
홍준표 최고위원
“(검찰의) 청목회(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 수사 그거 너무한 것 아닌가. 계좌와 선관위 자료를 다 확보해놓고 또 국회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해?”(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

“(청목회 사건은) 압수수색할 필요가 없는 사건이다. 그건 아마 자기들 문제(‘대포폰’ 논란 등)를 덮으려고 한 것 아니겠나.”(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

한 시대를 풍미했던 특별수사통 검사 출신인 홍준표 박주선 최고위원이 우연히 만나 검찰의 청목회 수사에 대해 ‘전문가’다운 관전평을 내렸다. 여야 지도부에 속한 두 의원은 10일 오후 국회 본청으로 함께 걸어가면서 대화를 나눴다.

두 최고위원은 이처럼 압수수색이라는 수사기법의 문제점에 대해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수사 자체의 정당성 여부에 대해선 신경전을 벌였다. 여야 간 시각차를 대변한 듯했다.

박 최고위원은 “돈이 단체에서 나왔으면 모르겠지만 회원들한테 돈을 걷어 10만 원씩 후원한 것을 수사하겠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하자 홍 최고위원은 “열악한 환경에 있는 불쌍한 사람들(청원경찰)의 돈을 뜯어먹는 건 나쁜 것”이라고 받아쳤다. 두 사람의 팽팽한 공방은 이어졌다.

“불쌍한 사람의 돈인지, 그 후원금이 단체자금인지 의원들이 알 수도 없다.”(박 최고위원)

“형님이 알아보시면 알겠지만 그중에 악질 중의 악질이 있더라. 청목회에서 뭉칫돈과 명단을 들고 오니 (일부 의원 측이) 같이 쪼개서 입금시켰다고 한다.”(홍 최고위원)

“그러면 그 악질만 골라서 수사하든가.”(박 최고위원)

두 최고위원은 검찰이 후원금 수사를 다른 수사에 활용하는 이른바 ‘별건(別件)’ 수사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박 최고위원이 “검찰이 압수수색해 간 것을 가지고 야당에 대해 별건 수사할까 봐 걱정된다”고 털어놓자 홍 최고위원은 “그래서는 안 되고 그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은 검사시절 슬롯머신 수사 등을 통해 특별수사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박 최고위원은 서울지검 특수부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과장 및 수사기획관 등 주요 특별수사 라인의 요직을 거쳤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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