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3대세습 체제로]김정은 누구인가

윤완준기자 입력 2010-09-29 03:00수정 2015-05-21 20:59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성격 - 카리스마 빼닮은 ‘리틀 김정일’… 유학경험 살려 개혁-개방 나설수도 27일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아 북한 공식 매체에 처음 등장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의 후계자 낙점설은 지난해 1월 처음 알려졌다. 당시 김 위원장은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에 맞춰 그를 후계자로 결정하고 이런 결정을 담은 교시를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김정은이 후계자로 결정된 뒤 당시 북한 내부에서는 ‘샛별장군’이 후계자가 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샛별장군은 무용수 출신의 생모 고영희가 살아 있을 때 김정은의 별칭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계자 결정 이후부터 김정은은 ‘김 대장’ 또는 ‘청년대장’으로 불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시점은 이보다 훨씬 앞선 2006년이라고 추정했다. 북한군이 지난해 5, 6월경 배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외비 문건인 ‘존경하는 김정은 대장동지의 위대성 교양자료’에 “2006년 12월 24일 김정은 대장 동지는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졸업증서가 기여된 자리에서 주체의 선군혁명위업을 빛나게 이으실 것을 바라시었다”고 언급됐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을 마치고 2001년 귀국한 뒤 2006년 12월까지 김일성군사종합대에서 군사학을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김정은이 사실상 후계자로 내정돼 후계수업을 받다가 2008년 김 위원장이 건강 이상으로 쓰러진 뒤 짧은 시간에 후계자로 결정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관련기사
김정은이 2000년대 초까지 후계자로 거론된 차남 김정철을 제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정보당국은 김정은이 형인 김정철보다 카리스마와 리더십에서 앞섰기 때문이라고 본다. 김 위원장의 요리사를 지낸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 씨는 권력욕과 리더십이 남다른 김정은이 차기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그러나 김정은은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당 간부들을 무차별 해고하는 등 포악한 면모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모토 씨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자신처럼 영화를 좋아할 뿐 아니라 얼굴과 체형을 빼닮은 김정은을 편애했다. 김정철과 김정은이 팀을 갈라 농구경기를 한 뒤 김정철은 팀원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한 반면 승부욕이 강한 김정은은 팀원들과 오랫동안 ‘반성회’를 가졌다고 한다.

평북 창성군에서 출생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외모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엇갈린다. 대북소식지인 열린북한방송 하태경 대표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의 키는 172cm, 몸무게는 75kg이며 원산에서 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정은은 키가 175cm인 반면 체중은 90kg을 넘어 고혈압과 당뇨를 앓고 있다는 설도 있다.

김정은은 1996∼2001년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의 학력에 대해서도 여러 설이 있다. 하 대표는 “북한은 김정은이 2002년 김일성종합대 물리학부 특설반에 입학했고 김일성군사종합대에도 입학해 2007년 졸업했으며 2004년부터 3년간 강원 평강군의 5군단 산하 보병부대에서 군 복무를 했다고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 복무 경험은 후계 승계를 위한 선전일 뿐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은 후계자로 결정된 뒤 김 위원장의 거의 모든 공개 활동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주민 노동력을 동원한 150일 전투,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97회 생일 기념행사와 5·1절(노동절) 행사 때 열린 축포야회(불꽃놀이) 등을 김정은의 작품으로 선전했다. 김정은을 우상화한 가요 ‘발걸음’도 북한 전역에 퍼졌다.

하 대표는 지난해 9월부터 보위부와 인민보안성이 김정은에게 직접 보고했으며 올해 초부터는 모든 보고가 김정은을 통해 김정일에게 올라갔다고 주장했다. 당 대표자회 이후 부부장급 이상 고위급 간부 인사를 김정은이 김정일에게 직접 건의해 비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의 초상화도 제작돼 고위급 간부들에게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 대표는 이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6월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장의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점으로 볼 때 이 부부장이 김정은의 권력 장악 과정에서 제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김정은 후계 체제를 공고화하기 위해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의 남편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을 6월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7월에는 김 위원장이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됐을 때 사용됐던 ‘당 중앙’이라는 표현이 노동신문 등 북한 언론매체에 등장했다. 김정은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활용되는 컴퓨터제어기술(CNC) 구호가 8월 열린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에 처음 등장하기도 했다.

김정은의 권력 장악 상태에 대해서는 현재 김 위원장이 최고위급의 인사권과 비자금 관리, 군사지휘권을 제외한 나머지 권력을 김정은에게 넘겼으며 당 대표자회를 기점으로 군 지휘권과 핵심 인사권도 김정은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도 있다.

김정은 체제의 앞날에 대해서는 외국에서 유학한 김정은이 서방에 대한 문화적 이해를 가진 만큼 집권하면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개혁 개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권력의 불안정성을 만회하기 위해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이 과정에서 숙청 바람이 일고 고위급 인사의 탈북도 증가할 수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