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섭 前여수시장 ‘억대 공천헌금 상납’ 리스트 떠돌아
7000만원 받은 혐의 주승용 의원 “사무국장이 6000만원 받아”
10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오현섭 전 전남 여수시장(60·사진)이 민주당 주승용 의원(전남 여수을) 측에 수천만 원을 건넨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수지역에서는 정치권과 연루된 갖가지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오 전 시장이 전현직 여수시의원들은 물론 현직 국회의원들에게까지 공천헌금을 건넸다는 정체불명의 ‘오현섭 리스트’와 함께 “오 전 시장이 건넨 현금(吳發彈)이 잘못 쏜 오발탄(誤發彈)이 됐다”는 우스개 말까지 나돈다.
오현섭 리스트에는 주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인사 5명의 실명과 A 씨에게 5억 원, B 씨에게 5억2000만 원, C 씨에게 2억 원, D 씨에게 7000만 원 식으로 구체적인 액수까지 거론되고 있다. 진원지는 여수시장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일부 후보 쪽인 것으로 보인다. 올 4월경 여수시장 후보였던 A 씨의 선거운동원은 당시 “오 전 시장이 서울로 출장을 가 국회의원들에게 공천헌금을 상납했다”는 주장을 폈으나 경쟁후보 측의 음해로 받아들여져 관심을 끌지 못했다. 당시 오 전 시장은 경선에서 이겨 후보로 선출됐으나 6·2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 이후 오 전 시장이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잠적했다가 2개월 만에 자진 출석하면서 여수지역을 중심으로 소문이 조금씩 퍼지기 시작했다.
민주당의 공천심사 과정에서 오 전 시장 자녀 명의의 통장에 거액의 뭉칫돈이 들어 있는 사실이 발견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당시 공천심사에 관여했던 민주당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이 보유재산 관련 자료를 당에 제출했는데, 자녀 명의 통장에 뭉칫돈이 들어 있는 사실이 발견돼 무슨 돈인지 확인한 사실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주 의원은 4일 민주당 여수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전 시장이 5월경 ‘선거운동을 도와 달라’며 지역 사무국장에게 6000만 원을 전달한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공식 해명했다. 주 의원은 “이 돈은 나와 무관하며 부정한 돈을 단 한 푼이라도 받았다면 정계를 떠나겠다”면서 “사법당국의 어떤 조사에도 당당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은 7000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반면 주 의원 측은 6000만 원을 받았다고 해명하면서 차액인 1000만 원의 행방을 둘러싸고 ‘배달사고’ 등 갖가지 설(說)이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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