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전용기 운항정보가 샜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01 03:00수정 2010-09-0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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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신내용 추적 해외 사이트, 6월 순방행적 실시간 공개
이명박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기(사진)의 현 위치와 출발지, 목적지 등 일부 운항 정보가 해외 웹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노출돼 대통령 경호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는 “대통령 전용기의 운항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기술적으로 보완할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재미 블로거 안치용 씨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올 6월 26, 27일 이 대통령의 캐나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29일 파나마, 31일 멕시코 방문 당시 대통령 전용기의 송수신 내용이 실시간으로 공개됐다”고 밝혔다.

안 씨는 비행기와 지상 간 교신 시스템인 ‘항공기 통신 지정수신 및 보고 시스템’(ACARS·Aircraft Communication Addressing and Reporting System) 교신 내용을 추적하는 한 해외 웹사이트에서 이 대통령의 전용기 기번인 ‘HL7465’를 검색했더니 이 같은 운항정보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ACARS는 운항 중인 항공기와 지상 관제국 간의 통신을 데이터통신화한 시스템으로, 통신 내용에는 비행기의 현 좌표와 출발지, 목적지, 교신시각 등의 정보를 담고 있다.

안 씨가 대통령 전용기의 교신 내용을 검색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통령 전용기는 주로 공군 1호기를 뜻하는 ‘KAF001’을 편명으로 사용했으며, 일부 지역에선 KE0001, KE7465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항공기는 올 6월 26일부터 7월 3일까지 모두 10건의 ACARS 교신 기록이 있었으며 날짜별로는 6월 26일이 3건, 6월 28일 2건, 7월 2일 2건, 7월 3일 3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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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7월 2일 20시 56분 교신 내용에는 편명이 KE7465로 나와 있으며 메시지 난에는 ‘MMMX-PANC’와 ‘N48.624 W125.110’ 등의 정보가 남아 있었다. 이는 멕시코시티 공항에서 알래스카 앵커리지 공항으로 향한다는 뜻이고, 교신 당시 비행기의 위치가 북위 48.624도, 서경 125.110도 지점임을 의미한다고 안 씨는 설명했다. 한 전직 공군 조종사는 “대통령 전용기의 항적(航跡)이 공개되는 것은 공해상에서 지대공 미사일이나 적기의 요격 가능성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일반적으로 대통령 전용기의 항적과 편명, 비행계획 등은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대통령실 경호처 관계자는 “8일간 전용기가 지상과 주고받은 ACARS 정보는 300여 건인데, 인터넷으로 검색할 수 있는 것은 10건밖에 되지 않으며 내용도 모두 맞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일부 정보가 유출된 만큼 앞으로 대통령 전용기의 ACARS 정보가 공개되지 않도록 기술적으로 보완하겠다”며 “HL7465라는 기번 역시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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