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스 대신 그랜저” 몸 낮춘 젊은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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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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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호 내정자 출근 첫날

“반갑습니다”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으로 출근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박영대 기자
“반갑습니다”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으로 출근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박영대 기자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4, 25일 이틀간 열린다. 이재오 특임장관 등 7개 부처 장관 내정자와 이현동 국세청장 내정자,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16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 해당 상임위원회별로 개최된다.

한나라당 이군현,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국회에서 만나 총리와 장관 내정자들에 대한 인사청문 및 임명동의안 처리 일정을 이같이 합의했다. 여야는 김 총리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4선의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을 선임했다. 특위 위원은 한나라당 7명(위원장 포함), 민주당 4명, 비교섭단체 2명 등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이인복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는 당초 예정됐던 24일에서 27일로 연기됐다. 여야는 27일 본회의에서 김 총리 내정자의 임명동의안과 장관 인사청문 경과보고, 정보위원장 및 외교통상통일위원장 선출 등을 일괄 처리하기로 했다.

김 내정자는 9일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중앙청사 별관 301호에 마련된 총리 내정자 사무실에 첫 출근을 했다. 그는 틀에 얽매이기보다는 효율을 중시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몸을 낮추는 자세를 보였다.

김 내정자는 오전 10시경 박영준 국무차장, 조원동 사무차장 등 총리실 고위 간부들과 첫 회의를 열었다. 약 66m²(약 20평)의 내정자 사무실은 지난해 정운찬 총리가 취임하기 전 인사청문회 준비 등을 위해 사용했던 곳이다.

취재진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공세가 예상된다’고 하자 그는 “이제 야당도 중요한 국정 파트너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과거와 달리 야당도 집권 경험이 있는 만큼 국정 고급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무실에 들어선 김 내정자는 회의 탁자 상석에 자리가 마련된 것을 보고 “편안하게 앉자”며 다른 자리로 옮기려다 간부들이 거듭 권유하자 상석에 앉았다. 이날 약 40분간 진행된 총리실 간부들과의 회의에서 김 내정자는 “부서별 업무보고를 생략하는 대신 주요 현안별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부서별로 업무보고를 받느라 시간을 빼앗기는 것을 피하고 대북관계, 4대강 사업 등 현안을 깊이 있게 파악하겠다는 뜻이라는 설명이다.

이후 김 내정자는 인근 감자탕집에서 측근들과 점심식사를 한 뒤 개인 사무실로 쓰고 있는 종로구 내수동의 오피스텔 ‘경희궁의 아침’에서 현안을 파악하는 데 전념했다. 특히 김 내정자는 북한 경비정에 나포된 어선 ‘55대승호’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이 오피스텔은 7월에 그의 형 명의로 월세 임차한 곳으로 김 내정자는 당분간 혼자서 이곳에 기거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8일 밤 총리실 측이 “(공식 취임 때까지 사용할) 예비용 차량으로 에쿠스와 그랜저TG가 준비돼 있는데 어느 것을 사용하겠느냐”고 묻자 김 내정자는 “큰 차로 하지 말라”며 그랜저TG로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 총리가 에쿠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같은 급의 차량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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