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당선자 인터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9일 1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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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7·28 재·보궐선거 결과는 한나라당 후보들의 ‘인물론’이 야권의 ‘정권 심판론’ 파고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통인 충북 충주의 한나라당 윤진식 당선자는 ‘인물론’으로 민주당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가꿔온 텃밭을 차지했다. 인천 계양을의 한나라당 이상권 당선자는 송영길 인천시장이 내리 세 차례나 당선하며 기반을 다져온 민주당의 텃밭에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세종시 문제가 국회 표결로 일단락된 후 세종시 민심의 가늠자였던 충남 천안을에선 한나라당 김호연 당선자가 승리해 세종시 이슈의 소멸을 예고했다. 7·28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후보들의 당선 소감 일성을 들어본다.》

충북 충주 윤진식
“30대그룹 계열사 3개 유치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충주발전 플랜 당장 가동”

“오늘의 승리는 충주 발전을 바라는 시민 모두의 승리입니다.” 충북 충주보궐선거에서 승리한 한나라당 윤진식 당선자는 28일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의 다양한 경험과 실천력, 인맥을 동원해 충주를 살기좋은 도시로 만들어 달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표로 나타났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윤 당선자는 이날 오전 일찍 부인 백경애 씨와 투표를 하고 집에 머물며 선거운동을 도와준 지인들에게 일일이 전화로 감사인사를 한 뒤 차분히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당선이 확정된 오후 9시 45분 충주시 문화동 선거캠프에 도착하자 지지자 500여 명이 박수와 환호로 윤 당선자를 맞이했다. 18대 총선에서 고교동창인 이시종 현 충북도지사에게 1582표차로 석패한 경험이 있던 탓에 윤 당선자는 만감이 교차한 표정이었다. 그는 “시골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며 현장을 점검한 민생투어를 통해 현장 의견을 담은 정책 수립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남북 경제협력 물류기지 건설과 30대 그룹 계열사 3개유치,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의 핵심 공약을 반드시 실천하겠다”며 “우선당장 충주 인구를 30만 명으로 늘리고 20, 30대 젊은 세대의 희망의 터전을 만드는 ‘충주발전 2030 플랜’을 가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브레인’인 윤 당선자는 이번 선거 승리로 ‘MB심판론’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게됐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민주당 정기영 후보와 무소속 맹정섭후보(막판 정 후보로 단일화)에게서 4대강 사업 저지 등의 ‘정권심판론’으로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중앙정부에서의 탄탄한 경력과 ‘MB의 남자’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힘 있는인물론’을 내세운 윤 당선자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여야는 서울 은평을의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함께 윤 당선자를 ‘MB의 남자’로지목하면서 재·보선 승리 여부를 주목해 왔다. △충북 충주(64) △청주고, 고려대경영학과 △관세청장, 산업자원부장관 △서울산업대 총장 △한국금융지주회사 회장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겸 정책실장
인천 계양을 이상권
“송영길, 한 일 없다는 점 증명”


“지난 지방선거 결과를 교훈으로 삼아 반성하는 마음과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이상권 당선자는 개표 이후 줄곧 리드를 유지한 끝에 민주당 김희갑 후보를 눌렀다. 이 지역은 16∼18대 총선에서 송영길 인천시장이 내리 세 차례 당선된 곳이다. 이 당선자는 17, 18대 총선에서 송 시장에게 패했으나 3수(修)만에 승리의 기쁨을 안았다.

―당선 소감은….

“저를 지지해 주신 계양구 주민들에게 감사드린다. 지역일꾼으로 계양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

―송 시장이 3선한 지역이어서 불리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민주당이 인천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송 시장의 고교 동창을 후보로 내세워 계양구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송 시장이 지난 10년간 계양구를 위해 한 일이 없다는 점도 주민들이 등을 돌린 요인인 것 같다.”

―이번 선거에 담긴 표심을 풀이한다면….

“민주당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에 이어 국회의원 자리까지 독식하는 것을 유권자들이 용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2014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신설은….

“원안대로 서구에 신설해야 한다. 인천시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정부가 승인한 것을 송 시장이 하루아침에 뒤집는 것을 시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충남 홍성(55) △홍성고, 건국대 법학과 △인천지검 부장검사 △인천택시공제조합 고문변호사 △한나라당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충남 천안을 김호연
“과학벨트 공약 시민들에 희망 줘”



충남 천안을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김호연 후보는 28일 오후 10시 20분경 당선이 확정돼서야 긴장을 풀었다. 선거기간 워낙 초박빙 승부가 이어졌고, 이날도 초반에는 초접전이 벌어졌기 때문.

―당선 소감은….

“도와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 시민들의 염원을 모아 봉사의 정치, 천안을 위한 정치, 그리고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

―승리 요인은….

“정당보다 인물, 중앙 이슈보다 지역 현안에 초점을 맞춘 선거 전략이 주효했다. 시민들은 일꾼을 선택했다. 핵심공약으로 제시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천안 유치가 시민들에게 새로운 지역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줬던 것 같다.”

―대전과 충남지역에서 유일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됐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에 충청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연결통로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의정활동 계획은….

“우선 핵심 공약을 지키기 위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천안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추진하겠다. 그리고 대기업 유치 등 선거 기간 약속한 각종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겠다. 백범 김구 선생의 큰 뜻을 가슴에 담아 깨끗한 정치, 사람을 위한 정치, 봉사의 정치를 펼쳐가겠다.”

△충남 천안(55) △경기고, 서강대 무역학과, 일본 히토쓰바시(一橋)대(경제학 석사), 서강대(경영학 박사) △전 ㈜빙그레 대표이사 회장 △김구재단 이사장

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광주 남구 장병완
“예산차별 타파에 힘 쏟겠다”



호남권에서 처음 형성된 ‘민주당-민주노동당’ 맞대결 구도에서 민주당 장병완 후보는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여유 있게 승리했다.

―당선 소감은….

“위기의 남구를 살리기 위해 투쟁의 정치보다는 생활정치를 선택해 주신 유권자들의 뜻이 실현되도록 노력하겠다.”

―당장 해결해야 할 남구의 제1현안은….

“유권자들께서 파산위기에 처한 남구를 살리라고 하셨다. 남구 발전을 위한 예산을 끌어오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기획예산처 장관 출신으로서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예산 차별을 타파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겠다. 복지 분야 예산을 확충해 서민들 살림살이에 여유가 생기도록 하겠다. 정권 재창출을 목표로 예산 분야에서 한나라당과 차별되는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

△전남 곡성(58) △광주 제일고, 서울대 무역학과 △기획예산처 예산실장, 장관 △호남대 총장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강원 원주 박우순
“3전4기… 수도권 전철 원주 연장”



강원 원주선거구에서는 6·2지방선거에서 불었던 거센 야풍(野風)이 재현됐다. 민주당 박우순 당선자는 국회의원 도전 네 번째 만에 꿈을 이뤘다.

―당선 소감은….

“모든 원주 시민의 승리다. 온갖 정치선전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지지해 준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3전4기로 금배지를 달게 됐는데….

“그동안 여러 차례 떨어지면서도 절망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또 계속해서 도전했다. 이런 모습이 원주시민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비친 것 같다. 그리고 지방선거에서 불었던 민주당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한마디로 운이 좋았다.”

―우선 추진할 일은….

“현재 국회에 상정돼 있는 노인대학 및 경로당 지원에 관한 법률 통과와 수도권 전철(서울∼분당∼여주)을 원주까지 연장하는 문제가 시급하다. 전철 연장은 인구 50만 도시 실현에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강원 원주(59) △원주고, 서울대 사회사업학과 △변호사 △민주당 원주시 지역위원장 △원주시 가정법률상담소 이사장

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태백-영월-평창-정선 최종원
“이광재 지사에게 일할 힘 준 것”



직무정지 상태인 이광재 강원도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로 관심을 모은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에서는 민주당 최종원 후보가 승리했다. 최 당선자는 초반 우세를 줄곧 유지하며 한나라당 염동열 후보의 추격을 뿌리쳤다.

―당선 소감은….

“주민들의 소중한 선택에 감사드린다. 한 달 동안 지역구 곳곳을 다니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선거기간에 만났던 한분 한분의 목소리, 따뜻한 손길을 잊지 않고 마음에 담겠다.”

―‘이광재 지킴이’라는 말이 있는데….

“지역 주민들이 나를 뽑아준 것은 이 지사에게 다시 일할 수 있는 힘을 준 것이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이 지사를 지키고 주민들의 사랑에 일로 보답하겠다. 이 지사가 지역을 위해 시작한 일을 마무리하겠다.”

―역점 사업은….

“2018 겨울올림픽 평창 유치를 비롯해 폐광지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 기한 재연장 등이다.”

△강원 태백(60) △태백기계공고, 경운대 매체정보학과 △연극인 △21세기 강원발전 기획위원 △한국예술산업진흥회

이사장 태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철원-화천-양구-인제 한기호
“민관군 살기좋은 접경지 만들것”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에서는 손에 땀을 쥐는 접전 끝에 3성 장군 출신의 한나라당 한기호 후보가 당선됐다. 한 당선자는 민주당 정만호 후보에게 개표 중반까지 뒤졌지만 막판 고향인 철원에서 몰표가 쏟아지면서 역전극을 연출했다.

―당선자로서의 각오는….

“선거구 구석구석을 누비며 마음속 깊이 새겼던 ‘약무접경 무국가(若無接境 無國家·접경지역이 없으면 대한민국이 없다)’의 신념을 잃지 않고 민관군이 살기 좋은 접경지역을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

―접경지역 경기가 매우 좋지 않다.

“접경지라는 점 때문에 매년 2조80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재산 피해와 4만여 건에 이르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지역경기 회생 방안은….

“공약으로 제시했던 접경지역지원법의 특별법 격상과 민관군 접경지역발전협의체 구성, 통일경제특구 지정, 신병훈련소 면회제도 부활 등을 서두르겠다.”

△강원 철원(57) △한양공고, 육사(31기) △육군 2사단장, 5군단장, 교육사령관

철원=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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