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후보 24시 밀착 르포]<4>서울 시장-민주당 한명숙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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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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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야구장서 젊은 표심 공략“대운하 망령 부활 꼭 막아달라”

“첫 여성 서울시장”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까치산역을 찾아 기호 2번을 상징하는 손가락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첫 여성 서울시장”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까치산역을 찾아 기호 2번을 상징하는 손가락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노 보트, 노 키스!”

30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의 혜화역 4번 출구 앞. 연두색 등산복 차림의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는 오른쪽 어깨에 화가 클림트의 그림 ‘키스’를 배경으로 ‘No vote, No kiss’라고 적힌 원형 스티커를 붙인 채 20, 30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투표 안 하는 사람은 키스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키스가 얼마나 감미로운 겁니까. 일단 찍고 놀러 갑시다. 찍고 데이트합시다. 찍고 키스합시다.”

선거 전 마지막 휴일인 이날 한 후보가 집중 유세한 대학로를 비롯해 목동야구장, 신촌역, 홍익대 등은 젊은층이 휴일에 즐겨 찾는 장소들이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우리가 체험한 바닥민심을 볼 때 여론조사 결과는 믿기 어렵고 우리가 압도적으로 우위인 20, 30대 층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면 이긴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한강 마포대교 남단의 여의도 국제 무역항 예정 용지에 도착한 한 후보는 “25일 국무회의에서 항만법을 시행해 이곳에 국제무역항을 만든다고 하는데 이는 모든 국민이 반대하는 대운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이라며 “이를 막아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낮 대학로 유세를 마친 한 후보는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으로 이동하던 도중 길가에 있는 작은 식당에 들러 점심 식사를 했다. 순두부찌개를 시켜 20여 분 만에 먹었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오늘 일정이 빡빡해 ‘든든한’ 음식을 권했다”고 말했다. 막판 대추격전에 1분 1초가 아쉬운 듯했다.

한 후보는 까치산역 앞 유세가 끝나자마자 서울 연고팀인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벌어지는 목동야구장으로 급히 달려갔다. 야구장 매표소에서 줄을 선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한 후보를 알아보고 먼 곳에서 달려와 악수를 청하고 사진을 찍는 시민들도 있었다.

‘국민참여당’이라고 적힌 배지를 달고 노란색 옷을 입은 10여 명이 월드컵 응원 구호에 맞춰 “대∼한명숙”을 외치며 지지를 호소하자 한 후보는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이깁시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선거 막판인데도 한 후보의 목소리는 평소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캠프 공보팀 관계자는 “목을 보호하기 위해 연설 후 바로 도라지즙을 마신다”고 귀띔했다.

오후 5시부터 열린 용산역 유세에는 500여 명의 선거 운동원 및 관계자가 모여들었다. 연설에서는 “한명숙”을 연호하는 목소리와 박수 소리가 제법 크게 들렸다. 연설을 마치자 일부 시민은 악수를 하기 위해 모여들어 한 후보가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였다. 거리에 있던 일부 노점상 주인이 거리로 나와 선거 로고송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연설을 듣던 한 30대 상인은 “오세훈 식 개발을 하면 이곳 상인들은 다 상권을 내놔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에 개발을 중단시켜주기를 바라는 심정”이라고 설명했다.

한 후보는 오후 7시 반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생명과 평화를 위한 서울마당’에 참석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께서 지키고 발전시킨 민주주의와 경제를 지킬 수 있도록 이명박 정권을 심판해 달라”며 정권 심판론의 불씨를 지폈다.

한 후보는 이날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시청역∼신촌역∼홍대입구역을 돌며 유세를 마무리했다. 한 후보는 “젊은층이 투표하면 권력을 이길 수 있다”며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자신에게 우호적인 젊은층의 지지에서 반전의 실마리를 찾은 듯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 동영상 = 한명숙 후보의 맨발 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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