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상설특검-공수처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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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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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쪼개는 건 정답 아니다… 검찰보다 깨끗한 조직이 어디 있나”

김준규 검찰총장(사진)이 정치권에서 검찰의 기소독점권 완화 방안으로 거론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과 상설 특별검사제 도입에 사실상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총장은 12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사법연수원 강당에서 연수원생을 상대로 한 강연을 통해 “검찰의 권한이 크다 보니 권력에 빌붙는 사람이 많아져 검찰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며 “그렇다고 권력을 쪼개거나 새 권력을 입히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총장은 “그렇다면 권력을 누군가 견제해야 하는데, 검찰이 어려운 상황이긴 해도 검찰보다 깨끗한 조직이 어디 있느냐”며 “권력에 대한 통제는 권력의 원천인 국민으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수처나 상설 특검 같은 새로운 수사기구를 통해 검찰을 견제하기보다는 일본의 검찰심사회나 미국의 연방대배심처럼 일반 국민이 기소 여부 결정에 직접 참여해 검찰을 감시, 견제하도록 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것이다. 김 총장의 언급은 상설 특검제 도입 쪽에 무게를 두고 검찰 개혁 추진에 나선 청와대와 다른 견해를 드러낸 것이어서, 앞으로 청와대는 물론이고 정치권과 어떻게 의견 조율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 총장은 최근 불거진 ‘검사 향응·접대’ 의혹에 대해선 “잘못된 제도와 문화를 과감하게 바꾸고 남아 있는 흔적이 있다면 모두 도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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