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들에게는 밥이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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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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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 연기-공주 8만여 가구에 편지
“세종시에 기적의 쌀 만들겠다” 다짐

“세종시를 설계하는 동안 ‘백성들에게는 밥이 하늘(식위민천·食爲民天)’이라는 세종대왕의 가르침을 저는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정운찬 국무총리(사진)가 설을 맞아 충남 연기군과 공주시 주민들에게 세종시 수정안 추진과 관련한 자신의 속내를 전하는 편지를 썼다. 총리실은 연기와 공주 8만2329가구에 이 편지를 보냈다. 정 총리는 편지에서 “‘등 따시고(따뜻하고) 배부른 게 제일이니 뭐가 됐든 싸게 싸게(빨리빨리) 만들라’고 당부하시는 고향 어른들을 뵈면서 저는 세상을 뜨시기 전 ‘책 속에 밥이 있다’며 아홉 살 어린 아들의 등을 두드리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며 “세종시에 세계적 과학기술센터를 세워서 대를 물려 가며 먹고살 ‘기적의 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 총리는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시작된 세종시 논란과 관련해 인간적인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총리로 지명되던 날 경제를 되살리고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곳에 먼저 다가가겠다고 굳게 다짐했다”며 “달걀 세례를 마다하지 않고 사람과 돈이 몰려드는 21세기형 경제도시를 만들려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역에 가면 ‘왜 충청도에만 특혜를 몰아주느냐’고 항의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도 정작 충청도에서는 세종시 발전안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정 총리는 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천과 같이 인구가 늘지 않는 행정도시가 아니라 포항이나 울산이 부럽지 않은 활기찬 경제도시”라며 “삼성전자 자회사 한 개만 들어와도 당장 4000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2020년 모든 계획이 마무리되면 25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 충청도가 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일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오늘 비록 돌을 맞더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는 것이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자세”라며 “세종시의 보람을 전 국민과 고루 나눌 수 있도록 조금 더 힘을 보태 달라”는 호소로 편지를 마쳤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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