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사진)이 ‘햄릿’이 됐다. 현재 내각의 유일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인 그는 내각을 통할하는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세종시 수정안의 대국민 홍보에 나서라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지역구(경북 경산-청도)가 있는 대구 경북지역을 맡아 세종시 수정안 홍보에 나서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친박계는 박근혜 전 대표의 강경한 원안 고수 방침에 따라 세종시 수정안 반대를 외치고 있다. 최 장관은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물러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처지에 몰린 셈이다.
최 장관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에도 박 전 대표에 대해 신의를 보여 왔다. 지난해 11월 초 정운찬 국무총리가 ‘박 전 대표를 만나 세종시 문제를 설득하겠다’는 뜻을 밝혔을 때 최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정 총리가 박 전 대표를 가르치려 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최 장관은 10일 대구 경북 언론인들과의 오찬간담회를 열어 세종시 수정안의 취지를 설명하고 지지를 부탁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상의 역할엔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최 장관 측 관계자는 “그 정도면 일단 장관으로서 할 일은 한 셈이다. 앞으로 세종시 수정안 설득과 관련해 다른 계획은 현재 없다”고 말했다. 여당의 친이(친이명박) 친박계는 모두 최 장관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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