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제주]자치단체장의 2010청사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5일 03시 00분


《새해는 지방선거의 해이다. 6월 2일 선거를 앞두고 2월이면 예비후보등록이 시작되는 등 선거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게 된다. 안팎의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준비하면서 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인구 늘리기에 나서야 하는 시장과 도지사들의 발걸음은 그래서 더욱 분주하다. 호남과 제주 광역단체장들에게 새해 포부를 들어봤다.》

박광태 광주시장 “R&D특구 지정에 최선… 야구전용 돔구장 추진”

2015 광주 여름U대회
이달 26일 조직위 출범
국제도시 발돋움할 것


박광태 광주시장(사진)은 2015년 광주 여름유니버시아드(U)대회 지원특별법이 지난해 12월 31일 여야 격돌의 와중에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일을 꼽으며 “새해는 광주가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발돋움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시장은 지난 정부 때도 풀지 못했던 ‘광주 연구개발(R&D)특구’ 지정 문제가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광주R&D특구야말로 우리가 공들여 온 ‘산학연’ 복합발전 기반의 완결판이 될 것”이라며 “광주의 미래가 달려 있는 만큼 모든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안에 R&D특구 지정이 이뤄지나.

“이달 ‘R&D특구 지정 신청서’를 지식경제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도 지원의지를 확인하는 등 여건은 성숙했다고 본다. 이르면 상반기(1∼6월)에 R&D특구 지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궁극적으로 1만6000명의 고용 창출, 1조4000억 원의 경제효과가 기대되는 큰 프로젝트다.”

―2015 광주 여름U대회 준비상황은….

“연말 국회에서 통과된 지원특별법은 국가적으로 행정적, 재정적인 지원 틀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뜻 깊다. 이달 26일 대회조직위원회가 출범한다. 조직위는 대회 종합 마스터플랜과 세부 액션플랜을 세우고, 17개 종목 경기시설 신축 증축과 선수촌 조성, 1만5000명에 이르는 외국어 자원봉사자 양성 등 본격 행사 준비에 들어갈 것이다.”

―야구전용 돔구장 건설을 두고는 논란이 이어졌는데….

“이달 말 포스코건설이 돔구장과 부대사업 내용을 담은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면 ‘돔구장건설사업추진심의위’를 구성해 타당성 검토에 들어간다. 시의회 학계 체육계 문화예술계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가 참여한 심의위가 다양한 여론을 모아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돔구장은 세계 속의 광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믿는다.”

―‘3선 도전’ 여부에 관심이 높은데….

“공직자들이 선거에 휘둘리면 결국 시민이 손해 보게 된다. 다음 달까지는 시정에 전념한 뒤 시민들에게 뜻을 밝히겠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박준영 전남지사 “권역별 미래산업 육성…5대 신도시 개발 박차”

농어촌 희망 불어 넣기에
5년간 11조6000억 투입
2020년 200만 인구회복


박준영 전남지사(사진)의 새해 화두는 ‘심기일전(心機一轉)’이다. 박 지사는 4일 시무식에서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제의 결과이며 오늘 어떻게 하느냐가 내일을 결정한다는 마음을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00년, 200년 뒤 전남도의 모습을 결정한다는 자세로 열심히 뛰어 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박 지사가 공무원들의 소명의식을 유난히 강조한 것은 올해 F1(포뮬러 원)대회 등 굵직굵직한 사업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 역점 사업은….

“올해 도정 최우선 과제는 투자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녹색산업 육성, F1 대회 성공 개최다. 권역별로 미래산업을 육성하고 성장거점 5대 신도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 생태자원 상품화, 해양관광 거점 개발 및 스포츠 마케팅으로 글로벌 관광 휴양 중심지로 가꾸겠다.”

―미래 성장 산업의 전략적 육성 방안은….

“광주 근교에 나노·생물의학·식품센터를 중심으로 생물분야 산업화에 주력하겠다. 동부권은 우주항공과 신소재 산업의 활성화 등 융복합 기술을 육성할 것이다. 중남부권은 납석 광물과 환경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을 통해 천연자원 및 생물자원산업화를, 서남권은 중형조선, 요트산업 육성과 함께 천일염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미래산업 육성에 집중하겠다.”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데….

“인구가 줄어드는 원인은 농어촌 주거 교육 의료환경이 열악하고 보육서비스 또한 좋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5년 동안 11조6000억 원을 투입해 농어촌에 희망을 불어넣겠다. 그동안 매년 3만6000명씩 줄어들던 인구가 기업 유치로 지난해에는 1만 명 내외로 감소한 것을 발판 삼아 2020년 200만 인구 회복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

―영산강 살리기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영산강 살리기는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 발표 이전인 2004년부터 ‘영산강 뱃길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했던 사업이다. 일부 환경단체가 우려하는 것과 달리 영산강은 운하와 연관된 지리적 위치에 있지 않고 터널을 뚫거나 강과 강을 잇는 대운하 사업과는 전혀 무관하다. 강 본래 기능을 되살리는 데 중점을 두는 친환경사업으로 진행할 것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김완주 전북지사 “새만금 내부개발 역점…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한국토지주택공사 유치
2.45:7.55 분산배치 원칙
관철되도록 최선 다할 것


4일 신년기자회견을 연 김완주 전북지사(사진)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현대중공업 등 기업 유치와 신재생에너지 등 성장동력산업 기반구축, 새만금 내부개발 본격 착수 등 4년 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6월 재선에 도전한다.

김 지사는 이날 시무식에서 손자병법의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상관과 부하가 뜻이 같아야 승리한다)’이란 문구를 인용하며 “전북도를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공무원과 도민전체가 혼연일체가 돼 신명나게 일하자”고 말했다.

―올 전북도정의 핵심역량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지난해 착수한 새만금 내부개발을 본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1월 말 새만금종합실천계획이 정부안으로 최종 확정되면 명품복합도시 건설, 방조제다기능용지 명소화 사업, 방수제 건설, 만경 동진강 하천정비사업 등 5대 선도사업이 본격화된다. 또 하나는 여전히 그늘진 곳에서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다. 청년 일자리 7000개를 만들고 서민들을 위해 장기임대주택을 싼 값에 제공하며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등 민생 7대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세종시 논란과 수도권 규제 완화 등으로 지방의 기업 유치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는데….

“전북도는 해상풍력과 조선 등 세종시에는 가기 어려운 기업들을 주로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전북혁신도시로 오도록 하는 문제도 우리 도가 제안한 2.45 대 7.55 분산배치 원칙이 관철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새만금 내부 수질 문제로 정부와 의견차가 있는데….

“새만금 내부 명품도시 수질을 3급수로 할지, 4급수로 할지 정부와 협의 중이다. 7일 열리는 공청회에서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지방재정 부담이 늘고 도민들에게 규제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나가서는 안 될 것이다. 협의를 통해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 지사는 재선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에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김태환 제주지사 “투자유치로 고용 확대… 세계적 환경허브 조성”

해군기지 갈등 등으로
상처 받은 민심 아우르는
대통합의 행정 펼칠 것


김태환 제주지사(사진)는 지난해 큰 짐을 벗었다. 제주 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을 둘러싸고 주민소환 투표까지 가는 상황을 극복하고 행정절차를 마무리했다. 올해는 특별자치도 기반 강화에 매진할 계획이다. 녹색성장, 느림과 체험의 관광패턴 주도, 투자유치가 올 최대 현안이다. 행정적으로는 제주특별자치도 제도개선을 통해 외교, 국방 등을 제외한 중앙정부의 권한을 대부분 넘겨받는다. 이 과정에서 국세 자율성 확보,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 도입, 관광객 전용 카지노 등은 정부와의 최대 협상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활성화 방안은….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652만 명으로 유치 목표인 600만 명을 뛰어넘었다. 신종 인플루엔자 영향도 있었지만 바가지 요금 근절, 환대운동 등으로 관광의 투명성을 높인 점도 한몫했다. 관광객이 늘면서 숙박, 교통, 음식 등 관련 분야가 활기를 띠었다. ‘올레코스’처럼 제주의 속살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관광 트렌드를 만들어 관광수요를 창출하겠다.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실증단지, 신재생 에너지, 지하수와 생물자원을 활용한 바이오 첨단산업 육성, 20개 기업유치 및 20억 달러 투자유치 등이 신규 고용을 주도할 것이다.”

―세계환경수도로 도약할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2007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한 데 이어 2012년 열리는 제5차 세계자연보전총회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녹색성장과 더불어 환경문제를 제주도가 선점하기 위한 포석을 깔았다. 유네스코와 함께 섬 생물권보전지역 네트워크 창립, 아시아 기후변화대응 교육센터 개소, 세계환경대학 유치, 세계지질공원 등재 등을 통해 세계의 다양한 환경정보와 환경리더가 모이는 환경허브로 조성하겠다.”

―눈에 띄는 변화를 위한 시책은….

“신공항 건설, 영어교육도시, 항공우주박물관, 해양과학관, 헬스케어타운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휴양관광, 국제명품교육, 청정 참살이(웰빙), 평화 등 4대 상징을 실현하는 희망의 섬으로 만들겠다. 해군기지 등으로 상처받은 민심을 아우르는 대통합의 행정을 펼치고 싶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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