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기, 스리랑카 - 중동에도 배달하려 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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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류 승무원 진술… 우크라이나外 목적지 드러나
NYT “美공중조기경보기 타격용 미사일 실린 듯”

《태국 돈므앙 공항에 착륙했다 억류된 그루지야 국적 화물기에 실린 북한산 무기의 일부가 스리랑카와 중동에서 내려질 예정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태국 언론과 외신들이 14일 보도했다. 13일까지는 이 비행기의 최종 목적지가 우크라이나라고만 알려졌었다.》

태국 경찰은 “억류된 일류신76 화물기는 과거에 3, 4차례 북한에서 위탁화물을 실어 다른 목적지로 운송한 적이 있다는 진술도 나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빠니딴 와따나야꼰 태국 정부 대변인은 “승무원들이 어떤 화물이 실려 있는지에 대해 허위진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승무원들은 13일 6시간 동안 진행된 심문에서 “석유시추 장비를 운송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불법 무기 운송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태국 경찰은 이에 따라 이날 이들을 추가 조사하기 위해 구금 기간을 12일 연장했다.

승무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우크라이나를 출발해 북한에 도착한 뒤 화물을 실었고 다시 북한을 떠나 태국과 스리랑카에서 재급유를 받아 우크라이나로 향할 예정이었다고 진술했다. 또 도중에 스리랑카와 중동 국가에 화물 일부를 내려놓을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조종사인 미하일 페투코 씨는 과거에도 이번과 같은 화물을 3, 4차례 수송한 바 있다고 진술해 북한산 무기가 여러 차례 해외로 운송됐을 소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화물기가 스리랑카로 향하고 있었다는 것만 확인했을 뿐”이라며 “압류된 무기가 어떤 용도로 수송되고 있었는지, 테러 활동과 관련됐는지 등은 아직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문제 화물기의 최종 목적지는 이란 또는 파키스탄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또 이 화물기에 ‘K 100’이라고 쓰인 상자가 실려 있는 것이 목격됐는데 이는 미국 이스라엘 인도 등이 운용하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타격용인 러시아제 K-100 미사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문제의 화물기가 아시아와 중동으로 향하던 도중 돈므앙 공항에 비상착륙했다고 보도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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