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회담 복귀 전제조건 제시한 듯

보즈워스 “北-美, 6자회담 필요성에 공감”

보즈워스 입에 쏠린 눈 눈 눈…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0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2박 3일간의 북한 방문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회견장에는 수백 명의 내외신 기자가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차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박영대 기자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0일 “우리(미국과 북한)는 (북핵) 6자회담의 필요성과 역할, 2005년 9·19공동성명 이행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정도 공통의 이해(common understanding)에 도달했다”며 “북한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2박 3일간 평양을 방문해 북한 외무성 강석주 제1부상과 김계관 부상 등을 만나고 이날 서울로 돌아온 보즈워스 대표는 외교통상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평양 방문 내용을 미국 고위 관리들에게 전화로 보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앞으로 며칠 동안 6자회담 당사국들에 방문 결과를 알리고 자문할 것”이라고 말해 북측이 6자회담 복귀를 위한 모종의 전제조건을 제시했음을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이뤄진 이번 북-미 대화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이끌어내지 못함에 따라 앞으로 북-미 간 추가 접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즈워스 대표는 “북측과의 만남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6자회담 프로세스의 근본적인 과제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을 전달했다”며 “북측과 9·19공동성명의 모든 요소, 즉 비핵화와 평화체제, 6자회담 당사국 간의 관계정상화, 경제지원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여부에 대해 “요청하지도 않았고,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내 자신이 바로 메시지”라고 답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은 보즈워스 대표에게 그동안 주장해온 기본적인 주장들과 북-미 관계, 평화협정 문제 등에 대해 주로 얘기했다”며 “그러나 북한이 아직 대화에 나오겠다고 한 것이 아니어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