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근혜 협박편지서 DNA 추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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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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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우표 뒷면서 타액 채취… 용의자 압축

한나라, 朴 전대표 경호 비상
친이계도 “안전대책 만전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사진)의 국회 사무실로 ‘세종시 원안 고수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신변에 위협을 가하겠다’는 협박편지를 보낸 인물에 대한 경찰 수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2일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박 전 대표 측에서 넘겨받은 편지 봉투를 분석한 결과 범인이 침을 묻혀 봉투에 우표를 붙인 사실을 확인하고 우표 뒷면에서 채취한 타액 성분에서 DNA를 추출해 용의선상에 올릴 만한 인물을 압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은 발신지가 서울 종로구로 되어 있는 문제의 편지 봉투에 서울 관악우체국 소인이 찍혀 있는 것과 220원짜리 우표와 20원짜리 우표가 2장 붙어 있는 점에 착안해 관악구 소재 문구점을 상대로 소인이 찍히기 직전 시점에 20원짜리 우표를 구매한 사람이 있는지 탐문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250원짜리 우표를 붙인다. 경찰 관계자는 “편지 내용 등을 분석했을 때 단순히 나이가 어린 사람의 장난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한자를 섞어 쓴 점으로 볼 때 용의자는 중년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2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박 전 대표에 대한 테러 협박 편지 사건과 관련해 “박 전 대표의 자택 경호 등 여러 동선에서 있을 수 있는 위험 대비에 당국은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이(친이명박)계 중진인 공 최고위원은 “국회 내 안전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 지지모임인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은 이날 평화방송에 나와 “전직 경호원, 경찰관, 특수부대 출신자 등을 중심으로 박사모 경호봉사대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박 전 대표 측은 차분한 모습이다. 2일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오던 박 전 대표는 이 사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별로…”라며 언급을 피했다.

전날 쇼욤 라슬로 헝가리 대통령을 국빈 초청한 청와대 만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많이 놀라셨겠다”고 묻자 박 전 대표는 “편지를 직접 읽어 보지 않았다.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나도 지난 대통령선거 때 괴한이 권총을 들고 집까지 협박을 하러 와서 놀란 적이 있다. 경호원들이 붙잡았는데 별문제가 안 될 것 같아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그냥 돌려보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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