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전 北함정 선체 구멍…NLL 넘자마자 예인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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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소식통 “기관 고장난듯”
구축 - 초계함 4척 서해 증강


10일 서해에서 발발한 남북 해상교전에서 북한 경비정은 남한 함정들의 집중 포격으로 선체에 구멍이 뚫린 채 퇴각하다 북방한계선(NLL)을 간신히 넘은 뒤 다른 함정에 예인돼 북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정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교전 당시 북한 경비정은 남한 참수리급 고속정 325호에 먼저 조준사격을 했지만 남한 호위함(전남함)과 초계함(순천함), 고속정 등으로부터 4000여 발의 소나기 포화를 맞고 선체에 구멍이 뚫리는 타격을 입었다. 이후 북한 경비정은 곧바로 퇴각하기 시작했고 NLL을 넘은 뒤에는 바다에 거의 멈춰 서는 바람에 다른 북한 함정이 급히 출동해 가까운 서해기지로 예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소식통은 “아군 포격으로 구멍이 뚫린 북한 경비정의 선체로 바닷물이 들어와 기관이 고장 났을 것”이라며 “북한 경비정은 황해도 장산곶 아래 월내도 기지에서 출항했지만 파손 상태가 심각해 출항기지까지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군 교전 사상자는 최소 사망 1명, 부상 3명으로 추정되며 교전을 전후한 북한군의 교신 내용 등을 분석할 때 부상자 상태도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해군은 북한의 NLL 추가 도발에 대비해 11일 서해에 4500t급 한국형구축함(KDX-Ⅱ)인 강감찬함과 3900t급 한국형구축함(KDX-Ⅰ) 1척, 1800t급 초계함 2척 등을 증강 배치했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고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북한군의 보복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다”면서도 “북한이 시간을 더 갖고 보복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감찬함은 한국 해군의 최신예 주력 구축함으로 함대공미사일 30여 발, 대함미사일 8발, 127mm 함포 등 막강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 초계함 2척은 NLL 해상까지 전진 배치되지는 않았지만 유사시 긴급 대응할 수 있는 거리에서 초계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전 이후 북한의 서해함대사령부 예하 8전대의 북한 경비정들은 기지에 정박 중이며 서해지역의 해안포 부대와 지대함미사일 기지의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군 정보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교전 직후 서해함대사령부 예하 부대에 비상대기령을 내렸고, 일선 지휘관들은 지하 갱도에 대기하며 근무 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군도 강화된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北, 서해서 추가행동 말아야”
美백악관 대변인


한편 로버트 기브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 시간) 남북 함정 간의 서해교전 사태에 대해 “북한이 서해에서 긴장 고조로 간주될 수 있는 추가적인 행동을 하지 말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브스 대변인은 ‘북한에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 사항은 한국을 통해 알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파르한 하크 유엔 대변인을 통해 “남북한에 모든 문제를 대화로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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