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불출마”… 재선거 대진표 안갯속

  • 입력 2009년 9월 21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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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고문 거취에도 영향
민주당 수도권 전략 차질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사진)가 20일 경기 수원 장안의 10월 28일 국회의원 재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수도권 선거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반성이 끝나지 않았다’는 글에서 “지명도와 지지도가 높은 ‘거물’로 당장의 전투를 이기고자 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더 큰 전쟁을 이기는 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앰플 주사로 잠시 일어날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스타플레이어가 혼자 깃발을 날려서 될 일이 아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원칙대로 가야 하며 나도 선거를 열심히 돕겠다”고 밝혔다. 손 전 대표는 당 지도부의 출마 제안을 받은 뒤부터 지역구(서울 종로)를 옮겨야 하는 등 정치적 후폭풍을 우려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가까운 후배인 이찬열 지역위원장이 수원 장안에서 열심히 뛰어왔다는 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수원 장안의 한나라당 당원 500여 명은 최근 “(손 전 대표의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박종희 전 의원의 정치적 무덤이 손 전 지사의 정치 복귀 출발점이 된다는 아이러니에 망연자실할 따름”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불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손 전 대표의 불출마에 따라 경기 안산 상록을 전략공천 대상자로 거론돼 온 김근태 상임고문의 거취도 관심사다. 지도부가 수도권 두 곳에 ‘거물’을 전략 공천해 승리하겠다는 전략이 헝클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안산 상록을 예비후보인 김재목 지역위원장, 김영환 전 의원 등은 “낙하산 공천 반대”를 외치면서 김 상임고문의 불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2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손 전 지사의 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한나라당은 초지일관 지역일꾼을 내세우려고 했다”면서 “수원 장안은 이미 공천 접수를 신청한 8명 중에서 제일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산 상록을 예비후보자인 이진동 전 당협위원장과 김진옥 대한장애인역도연맹 회장 등 6명은 20일 공동성명을 내고 “공천심사위원회가 당 기여도와 본선 경쟁력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 지지도만으로 후보를 확정하려 한다. 당이 (특정인의) 공천을 강행하면 동반 탈당해 무소속 후보의 당선을 위해 힘을 합치겠다”고 밝혔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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