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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8월 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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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여기자 석방 이후 북-미관계는 갈등과 대화가 공존하는 위기관리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남북관계는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15일 광복절까지 2주 동안이 남북관계에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인도적인 차원에서 개성공단 근로자 A 씨와 ‘800 연안호’ 선원 등 한국인 억류자들을 조기에 석방하고 남한 정부가 8·15 경축사 등을 통해 대북 지원책을 내놓으며 화답하는 경우다.
정부 당국자는 5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우리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한국인 억류자 문제도 북한에 얘기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방북했다”며 “그가 이 문제를 언급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도 “북한이 A 씨의 장기 억류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조만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봉현 기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대북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이 8월 15일 전에 A 씨를 추방 형식으로 송환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동안 정부는 북한이 대남 공세를 멈출 경우 적극적인 대화와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왔다. 따라서 북한이 인도적 문제를 우선 해결할 경우 8·15 경축사에서 ‘깜짝 놀랄 만한’ 대북 제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 조 연구위원은 “금강산관광 재개와 대규모 개발원조, 녹색성장 관련 공동 프로젝트 등을 제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2일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용 남북협력기금 35억 원 집행을 결정하고 북한 핵실험 이후 중단됐던 민간인 방북을 허용한 것도 일종의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최근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조선노동당 소속 통일전선부를 재정비해 대남 관계 개선에 나섰다는 관측도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일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만날 때 북-미관계와는 관련이 없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고 같은 날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의 금강산 방문에 통전부 산하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이종혁 부위원장이 나타난 것도 이런 기류 변화를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