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총사퇴’ 카드 들고 장외로

  • 입력 2009년 7월 25일 02시 57분


국회 떠나는 정세균 대표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오전 한나라당의 미디어관계법 처리에 항의하며 의원 사직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한 뒤 차를 타고 국회 본청을 떠나고 있다. 김동주 기자
국회 떠나는 정세균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오전 한나라당의 미디어관계법 처리에 항의하며 의원 사직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한 뒤 차를 타고 국회 본청을 떠나고 있다. 김동주 기자
與 “국정 발목잡기 극한투쟁 중단하라”

미디어관계법의 효력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24일 “국회 표결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며 원내외 투쟁을 선언했고 한나라당은 ‘국정 발목잡기’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소속 의원 84명 중 천정배 최문순 의원을 제외한 82명의 의원 사직서를 정세균 대표에게 맡겼다. 이와는 별도로 천 의원은 이날 국회의장에게 직접 사직서를 제출했고, MBC 사장 출신인 최문순 의원은 전날 국회의장에게 사직서를 냈다. 당 언론악법저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천 의원은 “민주당 의원 총사퇴가 우리의 진정성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의원직 사퇴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기류는 하루 사이에 바뀌었다. 23일 오후까지만 해도 충청권 의원 등 20, 30여 명은 사직서 일임에 부정적이었다. 의원직 총사퇴는 신중히 고려해야 할 문제로 국회의장이 처리하지도 않을 의원직 사퇴 카드를 꺼내봤자 별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지도부의 결정을 믿고 맡겨 달라”는 정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 등의 설득으로 밤사이 상황이 바뀌었고 결국 소속 의원 전원이 사퇴를 결의했다.

민주당은 의원직 총사퇴 카드를 쥐고 25일 서울역 집회를 시작으로 원내외에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전면 투쟁에 나선다. 장외투쟁은 정 대표가, 원내투쟁은 이 원내대표가 맡기로 했다.

이런 야당의 장외투쟁 방침에 대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24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등원거부, 거리투쟁과 농성, 국회법 무시, 폭력행사, 반대를 위한 반대, 이명박 정부 발목잡기에 전력을 쏟고 있는 게 제1야당의 존재이유냐”며 “‘불량야당’을 퇴출해야 한다는 국민의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조윤선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이 뽑아준 의원직은 개인이 함부로 내던질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진정성 없는 극한투쟁을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미디어법 표결 당시의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외부 세력이 국회 본회의장 앞까지 난입하는 상황에서 의회주의가 제대로 가동할 수 있을지 참으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의회에 난입한 외부 폭력세력은 철저히 색출해서 엄벌해야 하고 적법한 절차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력으로 본회의장 진입을 저지하고 함부로 단말기를 조작해 반대표를 찍는 행위를 자행한 민주당이 투표 결과의 법적 효력을 문제 삼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비난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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