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회 국방부, 미국 백악관 국무부 등 한국과 미국의 주요 기관 홈페이지가 7일 저녁 해커들로부터 동시에 공격을 받아 한동안 다운이 되거나 접속장애 사태가 벌어졌다. 국내 일부 언론사, 은행의 사이트와 일부 포털사이트도 다운되거나 접속 및 서비스 에러가 발생했다. 이들 사이트는 이날 오후 4시간 정도 접속이 안됐고, 긴급복구에 나섰지만 일부는 밤늦게까지 접속장애가 계속됐다. 각 분야의 대표 사이트가 동시다발적으로 공격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비정상적인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가 있어 홈페이지가 다운됐다”면서 “어느 나라로부터 해킹 시도가 있었는지는 좀 더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중국과 북한 등 제3국 해커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해커들이 무슨 목적을 갖고 이 같은 디도스 공격을 했는지 파악 중”이라면서 “동시다발적인 디도스 공격으로 청와대 홈페이지가 다운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보안이 엄격한 주요 사이트를 선별해 공격한 것으로 봐서 네트워크 장악기술이 뛰어난 해커그룹이 의도적으로 사이버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2003년 1월 25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1·25 인터넷 대란 역시 작은 웜 바이러스 하나로 시작된 디도스 공격이었다. 당시 국내에서도 전국에 걸쳐 8시간 이상 인터넷 사용이 중단됐다.
청와대는 올 3월 정보 유출 및 해킹 방지를 위해 내부 전산시스템에 대한 보안조치를 강화했다. 내부 문서작업용 랜(LAN)과 인터넷용 랜을 분리하는 ‘망(網) 분리’ 작업을 끝냈고, 자체 업무망을 사용하는 데스크톱 컴퓨터에서는 문서작업 등 내부용 업무를 하고 인터넷 검색이나 부처 간 문서교환 등은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청와대는 전 직원들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지급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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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자 A1면 ‘청와대-국방부-미 백악관 홈피 정체불명 해커 공격…한때 다운’ 기사와 관련해 대검찰청은 “7일 저녁 대검 홈페이지가 해커의 공격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