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檢, PD수첩 e메일 공개 인권침해”

  • 입력 2009년 6월 22일 02시 56분


신지호 “공익 차원에서 불가피”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21일 검찰이 MBC ‘PD수첩’ 작가의 e메일을 공개한 것에 대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켰다”고 비판했다. 남 의원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검찰이 e메일을 공개한 것은 공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라며 “수사의 본질은 PD수첩의 왜곡 보도 여부이지 제작진의 평상시 대화, 정치적 선호, 이념적 성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평상시 언행이 범죄가 아님에도 국가에 의해 검증받는다면 이는 민주주의의 후퇴”라며 “없는 데서는 ‘나라님’ 욕도 하는데 자칫 ‘잘못 욕했다가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걱정하는 시대)로 되돌아갈까 두렵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남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지호 의원은 “사적인 영역의 e메일은 당연히 보호받아야 하지만 PD수첩 작가의 e메일은 국가 전체를 뒤흔들어 놓은 프로그램의 제작 의도를 입증하는 결정적 단서가 되기 때문에 공익 차원에서 공개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며 “e메일 공개를 놓고 ‘민주주의 후퇴’라든가 ‘독재시대 회귀’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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