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삭발한 채 노 전 대통령 추모 공연

  • 입력 2009년 6월 21일 23시 15분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항동 성공회대학교 대운동장에서 고(故) 노무현 전(前) 대통령 추모 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가 열렸다. [뉴시스]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항동 성공회대학교 대운동장에서 고(故) 노무현 전(前) 대통령 추모 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가 열렸다. [뉴시스]
가수 신해철이 21일 오후 7시40분경 서울 구로구 항동 성공회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 무대에 삭발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사교육을 비판하면서 학원광고에 출연하는 등 논란을 빚었던 신해철은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약 한 달간 칩거해 왔다.

신해철은 첫곡 '민물장어의 꿈'을 부르다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흘렸다.

신해철은 이 자리에서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요. 우리들입니다. 우리 모두가 가해자이고, 모두의 잘못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해자이기 때문에 문상도 못 갔고 조문도 못 갔고 담배 한 자락 올리지 못했고 쥐구멍에 숨고 싶은 생각밖에 없어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신해철은 "그동안 담배 한 개피도 피울 수 없었다"며 "민주주의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할지는 모르지만 너무도 아까운 죽음"이라고 말한 뒤 '그대에게'란 노래를 불렀다.

'다시, 바람이 분다'는 제목의 추모공연은 영화배우 권해효 씨가 사회를 맡았고 노래를 찾는 사람들, 안치환, 윤도현 밴드 등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타는 목마름으로', '광야에서' '상록수' 등의 민중가요를 부르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 날 공연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등 친노 인사와 시민 등 6000여명이 참석했다. 유 전 장관은 인사말에서 "고인이 우리 곁을 떠난 지 한 달이 됐는데 아직은 삶과 죽음을 평가할 때가 아니라 기억을 가다듬어야 할 때"라며 "그가 품었던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이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임을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추모콘서트는 당초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열리기로 예정됐었으나 연세대 측의 불허 방침에 따라 성공회대로 장소를 이동해 진행됐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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