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여사 “바위같이 당신 곁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 입력 2009년 5월 30일 02시 59분


‘눈물의 망부가’ 된 7년전 편지

“여보, 끝까지 힘내세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7년 전 고인에게 보낸 이 말은 이제 대답 없는 메아리로 남게 됐다. 유족 측은 29일 고인의 개인 홈페이지였던 ‘사람 사는 세상, 봉하마을’에 권 여사가 제16대 대통령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2002년 11월 19일에 쓴 편지글을 올렸다. 원고지 3장 분량으로 선거운동에 여념이 없던 남편에게 쓴 짧은 ‘연애편지’다.

특히 6·25전쟁 당시 좌익이었던 고인의 장인이 양민 학살에 연루됐다는 문제 제기가 있자 “그럼 아내를 버리란 말씀입니까”라고 했던 남편에 대한 애정이 묻어 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를 버려야 한다면 차라리 대통령 안 하겠다고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말하던 당신, 무뚝뚝하기만 하던 당신의 속 깊은 사랑에 저는 말없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유족 측이 고인의 영결식 날에 이 편지를 띄운 이유는 남편을 앞세운 권 여사의 지금 심정과 다를 바 없을 것 같은 마지막 문장에서 찾을 수 있다. “30년 당신 곁을 지켜온 바위같이 앞으로도 당신 곁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당신의 아내 권양숙.”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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