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내대표 경선 李-李 단일화…주류표는 어디로

  • 입력 2009년 5월 14일 02시 57분


■ 민주 15일 원내대표 경선

이강래-김부겸-박지원 압축…1차투표서 결판나기 힘들듯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을 이틀 앞둔 13일 비주류 측 이강래 이종걸 의원이 후보단일화를 선언하면서 경선은 이강래 김부겸 박지원 의원 간의 3자대결 구도로 압축됐다. 하지만 이종걸 의원이 워낙 약세였던 데다 비주류 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오래전부터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 탓에 그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종걸 이강래 두 의원의 지지기반은 여러모로 중첩돼 있었다. 두 의원에게 후보 단일화를 요구해 온 비주류 연합체 민주연대와 초·재선 의원이 중심이 된 국민모임은 소속 의원이 꽤 겹친다. 하지만 두 모임의 결속력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민주연대 소속 박영선 의원은 박지원 의원의 대리인으로 뛰고 있고 몇몇 의원도 이강래 의원 대신 박, 김 의원 지지를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한 주류 측의 선택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물론 주류 측은 ‘엄정 중립’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탓에 이들은 주류 측 후보를 표방하는 김 의원을 드러내놓고 지지하지 않고 있다. 일부 의원은 아예 박 의원 지지 쪽으로 돌아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주류 측의 표가 갈렸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전체 의원 84명 중 비례대표 15명을 제외한 지역구 의원은 69명이다. 이 중 39%(27명)를 차지하는 광주 전남북의 호남 지역 의원들이 누구에게 표를 줄지도 주목된다. 한 후보에게 ‘몰아주기’를 결정한 옛 민주계 의원 9명은 12일 모임에서 “일단 추이를 지켜보면서 투표 당일 지지 후보를 결정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당초 이강래 의원 지지로 가닥을 잡았다가 후퇴한 것이다. 당내에서는 호남지역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투표 당일 재적 의원 84명 가운데 구속이나 와병 또는 외국출장 탓에 투표가 불가능한 의원 9명을 제외하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의원은 모두 75명이다. 원내대표로 당선되려면 재적 의원의 과반인 43표를 얻어야 한다. 불참자를 빼면 과반 득표는 사실상 투표 의원의 3분의 2 지지를 얻어야 하는 셈이다. 따라서 1차 투표에서 결판이 나기 어렵기 때문에 결선투표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 중진 의원은 “일단 비주류 진영의 이 의원이 1차 관문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결선 대진표가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서 승자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당직자는 “뒤늦게 뛰어든 박 의원이 1차 관문을 넘지 못한다면 박 의원 지지표의 분산이 승부의 관건이 되겠지만 박 의원이 결선에 오른다면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초선 의원은 “1차 투표에서는 의원들의 개인적 호불호가 많이 작용하겠지만 결선투표는 ‘누가 한나라당을 상대하는 데 더 경쟁력이 있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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