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원내대표 카드’ 경선하면 되살아날까

  • 입력 2009년 5월 9일 02시 56분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로 마음을 굳힌다고 해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원내대표 선거운동에 이미 돌입한 안상수 정의화 황우여 의원을 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들은 모두 “이번 선거에 정치인생을 걸었다”고 말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 지도부의 설득이 먹히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이들은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으로 이미 상당한 상처를 입은 상태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김 의원을 원내대표로 앉히기 위해 다시 희생을 강요한다는 게 정치도의상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뜻을 거스르고 경선에 나갈 경우 친박(친박근혜)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점도 김 의원으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선거가 4자 구도로 갈 경우 50명이 넘는 친박 의원의 표가 절대적인 변수로 작용한다”며 “김 의원은 이미 원내대표 선거에서 두 번 떨어진 전력이 있는데 이번에 또 실패하면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당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친박 내에서도 김태환 의원 등 일부는 김 의원의 경선 출마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당헌 당규 위반 등 절차가 문제라면 경선을 통해 대표성을 인정받으면 된다는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표에게 반역하는 형태로 경선에 나간다면 백전백패지만 만약 박 전 대표로부터 ‘경선 출마 자체는 반대하지 않겠다’라는 반응만 이끌어 내도 표 계산에서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의원이 선거에 나서면 안상수 정의화 의원 등이 구상 중인 ‘친이 원내대표-친박 정책위의장’ 조합이 모호해진다”며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김 의원이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