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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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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위협-南보상 악순환 끊어야
글로벌 경제 위기 해법은 자본주의 원칙 바로 세우는 것
대통령 4년 중임제 찬성”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꽁꽁 얼어붙은 남북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신의 대북특사설에 대해 “제가 개인적으로 방문해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표는 6일(현지 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초청 강연에서 “대북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할 용의가 있느냐”는 한 청중의 질문에 “북측에서도 (한국) 정부에서 보내는 사람을 만나 한반도 문제를 전반적으로 해결하는 대화를 하고 싶다는 의지나 의향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급변하는 세계 속의 한국과 미국’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박 전 대표는 북핵 문제에 대해 “북한이 벼랑 끝 전술을 쓰면 (한국 정부가 나서) 대화하고 보상하는 동안 북한은 시간을 벌며 핵 보유라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갔다”면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고 현재 해결 방법은 북한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핵을 쥐고 있는 한 남한은 물론이고 미국도 인도적 지원을 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한미동맹과 관련해 “한미가 한반도의 군사적 안보만이 아니라 경제위기, 기후변화 등 세계가 직면한 변화와 도전에 해결책을 함께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과정에서 한국 내 반미 감정이 확산됐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지난 정부에서) 좀 불편하고 당황스러운 일들이 있었지만 현 정부 들어 동맹 관계가 많이 복원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쇠고기 문제는 한국 정부가 충분한 설명 없이 갑자기 미국산을 수입하면서 국민이 먹을거리에 불안감이 생긴 것”이라고 밝혀 미국산 쇠고기 파동 때 한국 정부의 실책을 지적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한 미국 정치학자가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에 대한 견해를 묻자 “(대통령 임기는) 말이 5년이지 레임덕 기간과 처음(허니문 기간)을 빼면 일할 기간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4년 중임제를 해서 국민이 찬성하면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정책을 뿌리내리게 하는 게 나라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글로벌 경제 위기 해법으로 시장의 도덕성을 강조하면서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를 제시했다. 그는 “세계 경제는 △민간 부문의 탐욕 △정부의 기능 상실 △보호무역주의라는 세 가지 도전에 직면했다”면서 “자본주의의 핵심 가치인 자기 책임의 원칙이 지켜질 때 자본주의도 지켜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역할과 관련해 박 전 대표는 “관치주의는 안 되지만 시장경제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될 소지를 방지하는 역할은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소외된 경제적 약자를 확실히 보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 이후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정책적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박 전 대표의 강연에는 스탠퍼드대 학생과 교수, 교민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강연을 영어로 했다.
샌프란시스코=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