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민심 회복 - 鄭복당 방법론 대립

  • 입력 2009년 5월 7일 02시 57분


민주 원내대표 경선 김부겸 이종걸 이강래 의원 출사표

김부겸 ‘전국정당론’… 이종걸 “호남 역차별”

중도 표명 이강래 우위 속 ‘제4후보’ 변수

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6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김부겸 이종걸 의원이 이날 후보 등록을 했고, 이강래 의원은 출마 의사를 밝혔다. 3선인 이들 세 의원이 2강(이강래 김부겸) 1약(이종걸)을 형성하는 가운데 제4의 후보로 당내 충청권 의원들의 좌장 격인 홍재형 의원, 동교동계인 박지원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벌써부터 주류 대 비주류 간에 전선이 형성되면서 그동안 잠복한 당내 갈등을 드러내는 하나의 축도(縮圖)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공세를 편 쪽은 비주류다. 당내 야당을 자처하는 민주연대의 공동대표인 이종걸 의원은 이날 출마의 변에서 “이번 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지도부를 탄핵했음에도 지도부는 호남 차별에 근거한 전국 정당론의 오류에 빠졌다”고 호되게 비판했다. 4·29 재·보궐선거에서 호남 지역의 국회의원 및 지방의원 선거 4곳을 모두 졌음에도 당 지도부는 수도권 승리에 매몰돼 마치 호남을 버리는 것이 전국 정당을 이루는 것처럼 주장한다는 것이다. 호남 패배가 주는 메시지는 ‘민주당의 개혁성 회복’인데 이를 “정동영 때문이다”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주류에 속하는 김부겸 의원은 이에 “지금은 집토끼(호남)를 잡자고 할 때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정치를 복원하고 수도권과 영남을 설득해 진정한 전국 정당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비주류로 분류되지만 정세균 대표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강래 의원은 “주류와 비주류를 통합하고 당의 결속력을 높이겠다”며 통합론을 내세우고 있다.

세 후보는 모두 이번 경선이 정세균(주류)과 정동영(비주류)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을 거부한다. 다만 정동영 의원의 복당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르다. 김 의원은 복당에 일단 반대하는 반면, 이강래 의원은 찬성하면서도 “냉각기를 갖고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는 견해다. 이종걸 의원은 범민주개혁세력의 통합 차원에서 복당을 즉각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세 후보 모두 정부 여당에 공세를 취할 수 있는 강하고 선명한 야당을 지향한다. 다만 현 당 지도부에 대해서는 이종걸 의원이 가장 비판적이다.

세 후보 진영은 현재까지는 이강래 의원이 가장 앞서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 의원과 이종걸 의원의 단일화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는 변수다. 그러나 제4의 후보로 떠오른 홍 의원이나 박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다면 양상이 다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홍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이강래 의원의 표를 잠식했고, 박 의원도 지지 세력이 이 의원과 겹치기 때문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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