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심사는 남에게 맡기고… 의원 7명 美라스베이거스로

  • 입력 2009년 4월 24일 03시 02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소속 여야 의원 7명이 4월 임시국회 중에 법안 및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미룬 채 외유성 출장을 떠나 눈총을 받고 있다.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강승규 성윤환 진성호 의원, 민주당 이종걸 장세환 의원,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은 19일부터 24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미방송협회(NAB) 주최 방송기자재 박람회를 참관하고 있다. 한나라당 허원제 의원도 21일 일정에 합류했다.

이 중 문방위 법안심사소위 위원인 강승규 성윤환 이종걸 의원은 출장 기간에 법안심사소위가 세 차례 열리는데도 다른 의원들에게 맡긴 채 미국으로 떠났다. 법안심사소위에는 그동안 미디어 관계법 논란으로 심사하지 못한 법안이 46건에 이른다.

또 추경안을 심사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진성호 김창수 의원도 출장 기간 중에 세 차례 열린 예결특위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새로 보임된 의원들은 업무 연속성 측면에서 법안을 제대로 심사하기 쉽지 않다”며 “법안심사소위 위원들이 자기 책무를 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추경과 중점 법안 심의 일정이 겹친다며 터키 국제의원축구대회에 의원들의 참석을 막은 한나라당이 공식 의원외교 일정도 아닌 외유성 출장을 허용한 데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

이들 의원의 보좌진은 “갈까 말까 고민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식 요청해 간 것이다” “가지 않으려고 했지만 김형오 국회의장이 권고를 해 마지못해 갔다”고 말했다. 이번 외유에는 문화부가 의원 3명의 비용을 댔고, 나머지 4명의 비용은 문방위 예산으로 충당했다. 1인당 400만 원의 항공료를 포함해 1000만 원 안팎의 비용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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