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대북악재 끝은 어디냐” 한숨

  • 입력 2009년 4월 22일 02시 57분


빈손으로 돌아온 현대아산 사장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굳은 표정으로 21일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남쪽으로 돌아왔다. 파주=전영한 기자
빈손으로 돌아온 현대아산 사장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굳은 표정으로 21일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남쪽으로 돌아왔다. 파주=전영한 기자
‘대북(對北)사업의 선도자’라고 자부해온 현대아산의 깊은 한숨으로 땅이 꺼질 지경이다. 21일 밤 남북 정부 당국 간 접촉에서도 억류돼 있는 현대아산 개성사업소 40대 직원 A 씨의 접견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북측이 현대아산의 관리 책임까지 물은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현대아산 내부에서는 “대북 악재의 끝은 어디냐”는 한탄이 나왔다.

현대아산 측은 “A 씨 사건이 남북의 정치적 상황과 맞물리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남측 대표단도 A 씨를 만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A 씨의 석방을 촉구하며 개성공단에 머물러왔던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이날 오후 5시경 남측으로 내려오면서 무거운 표정으로 굳게 입을 다물었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망 사건, 같은 해 12월 북한의 일방적 개성관광 중단 결정, 이번 A 씨의 억류 사건 등 대형 악재가 잇달으면서 경영상 타격도 심각한 상황이다.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 매출 손실만 약 1000억 원에 이른다. 인건비 절감을 위한 재택근무제를 실시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은 상태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그룹이 대북사업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올해 들어서도 여러 차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대북사업의 선도자’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대북사업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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