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檢 잦은 수사발표로 盧에 반박기회 줘”

  • 입력 2009년 4월 21일 02시 57분


민주 “천신일, 朴 대책회의후 MB 만났다” 공세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20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 진행 방식에 대해 “이런 수사는 처음 봤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박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검찰이 무엇을 조사했는데 어떻다고 하면, 노 대통령이 김해 봉하마을에 앉아서 (컴퓨터를) 톡톡톡 쳐서 거기에 대한 답을 한다”며 “검찰이 일정 기간 수사를 해서 중간발표를 하고 그 다음에는 최종 발표하고, 정치권에서는 여기에 일절 관여를 안 하는 것이 전통적인 수사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간 중간에 자꾸 이러니까 당사자의 진술이 왔다 갔다 함에 따라 검찰의 발표가 뒤집히고 검찰 수사의 신뢰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이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정상문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의 혐의를 묻자 “국회에서도 브리핑 매일 하면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피의사실 공표 문제에 대한 항의도 받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한편 민주당은 그동안의 수세적 태도에서 벗어나 공세로 전환했다. 민주당은 이날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지난해 여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구명 대책회의’를 가진 며칠 뒤 휴가 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민주당 4·29 재·보선 인천 부평을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인 최재성 의원은 이날 “이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6∼30일 경남 진해에 있는 대통령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낼 당시 천 회장을 만났다”며 “이 대통령이 굳이 휴양지에서 천 회장을 만난 배경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지난해 7월 국세청이 박연차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직후 천 회장 등이 구명 대책회의를 가졌던 의혹이 있다는 점을 들면서 “‘박연차 게이트’는 ‘천신일 게이트’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30억 원의 당비를 천 회장에게서 빌려서 낸 것과 관련해 “대통령이 처음엔 대출을 받아서 냈다고 했다가 (나중에) 천신일 씨에게 빌려서 냈다고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원수의 개인휴가까지 정쟁으로 몰고 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대통령이 휴가를 갔을 때는 지인 여러분이 참석했다. 부부 동반까지 했다. 휴가 때 평소 보기 힘들었던 분들이 만나 얘기를 나눈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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