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美국무 “北 핵폐기 준비돼 있다면 관계 정상화”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2월 16일 02시 58분



적극대화 시사… 오늘부터 日韓中 순방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사진)은 13일 “북한이 진정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할 준비가 돼 있다면 미국은 관계정상화, 평화조약체결, 에너지·경제지원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임기 내내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 포기’한 후에야 관계정상화를 위한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방침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클린턴 장관은 북한이 진정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할 ‘준비가 돼 있다면(is prepared to)’이라는 전제를 달고 평화조약체결과 에너지·경제지원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혀 부시 행정부에 비해 좀 더 적극적인 대화를 할 방침임을 시사한 것이다.

16∼22일 한중일 3국과 인도네시아 순방에 나서는 클린턴 장관은 이날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연설에서 “동북아 안보에 가장 심각한(acute) 도전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며 한국 등과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한 북한에 대한 ‘터프하고 직접적인 외교’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 것. 동맹국과의 협의를 강화하면서 6자회담을 통해 검증 가능한 핵 폐기에 나서는 한편 북한의 ‘진정성’이 확인될 경우 과감한 대북지원 및 관계정상화를 병행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클린턴 장관은 강연에 이어 전화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잇단 위협성 발언에 대해 “도움이 되지 않는 대남공세나 도발행동을 하지 않아야 할 책임은 분명 북한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뉴욕 필하모닉오케스트라 평양 공연 답방형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평양교향악단 미국 공연에 대해서는 “북한 정부의 선택에 달려 있다. 도발적인 행동이나 말 등을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잊지 않고 있으며 다음 주 도쿄(東京)에서 이들 가족 일부와 만날 계획”이라며 북한의 인권 문제도 정면으로 거론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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