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나도 한때 철거민·비정규직”

  • 입력 2009년 2월 12일 23시 42분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도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에 무관하게 "지지율에 관계없이 내 할 일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 청년위원회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비공개 만찬에서 "지금 겪고 있는 위기가 사상 유례없는 것이지만 다같이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영국 고든 브라운 총리로부터 최근 편지를 받았다고 소개한 뒤 "영국 정부의 국정 지지율은 20%대 초반, 일본의 경우 10%대 초반으로 다른 나라들은 더 어렵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대통령은 최근 '용산 사망 사고'에 언급하면서 "나 자신이 한때 철거민, 비정규직이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이들을 위한 대책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전철련(전국철거민연합)은 사실상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들인데 철거민들이 이들 틈바구니에서 여러 가지 피해를 보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최근 남북관계 경색에 대해 "정말 같은 민족으로 잘 살게 해주고 싶은데 그쪽에서 같은 민족을 불신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이 안타깝다"며 "하루 세끼 밥 먹는 것을 걱정하는 사회주의라면 그런 사회주의는 안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은 어려웠던 젊은 시절의 경험을 전한 뒤 "청년들이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살아야 한다"면서 "앞으로 미국대학생연수취업(WEST) 프로그램과 같이 청년들이 외국으로 나갈 기회를 많이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한 한 여대생이 "4학년 졸업반인데 군(軍)에 들어가려 한다"며 "여러 가지 상황이 어렵지만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하자 "훌륭하다. 칭찬 이상의 격려를 하고 싶다"고 치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인 강용석 의원은 "국민이 원하는 것은 소통이고, 소통은 민심을 청취하는 것"이라면서 "청년위원회가 소통과 통합의 중심이 되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어떤 사람들이 길을 가다가 웅덩이에 빠지면 친구들이 같이 헤쳐 나간다"면서 "지금은 대통령이 같이 구덩이에 뛰어들어서 같이 헤쳐 나가려 하고 있기 때문에 다 같이 합심해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분자 와인을 곁들인 중국식 메뉴가 나온 이날 만찬에는 한나라당 안경률 사무총장, 김세연 의원, 이두아 의원 등과 청년 당원 2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청와대에서는 정정길 대통령실장, 맹형규 정무수석, 김인종 경호처장, 김해수 정무비서관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또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도 행사 내내 자리를 지키며 청년당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국의 청년 당원들을 초청해 가진 행사였기 때문에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면서 "이 대통령은 청년들에게 도전적, 진취적으로 미래에 대비하라는 당부의 말씀을 주로 했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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