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민 “北, 다음주중 미사일 발사할 가능성 커”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2월 12일 11시 58분



"16일부터 22일 사이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북한문제 전문가 장성민(46)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대표는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발사 시기는 16일부터 22일 사이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아시아 순방 전후가 될 것”이라며 “지난달 23일 왕자루이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방북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의지를 밝혔다”고 12일 말했다.

최근 김정일 심층 분석서인 ‘전쟁과 평화-김정일 이후, 북한은 어디로 가는가’를 낸 장 대표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목적은 이라크와 아프간 문제보다 뒤로 밀려 있는 북핵 문제를 미사일 발사를 통해 외교적 이슈로 만드는 것”이라며 “가장 미국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그 시점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오는 16일 일본 방문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18~19일), 한국(19~20일), 중국(20~22일) 등 아시아 4개국을 방문한다. 공교롭게도 2월 16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이다. 북한으로선 이 시기를 전후해 미사일을 쏘는 것이 내부 통제도 강화하고 한국과 미국, 일본도 압박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장 대표가 중국 전문가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왕자루이 부장이 김정일 위원장을 면담했을 당시 중국 측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대포동 미사일 발사가 주변국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큰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며 오히려 설득을 했다고 한다.

최근 서해5도 인근 해상에서 활동하던 중국 어선들이 자취를 감췄다. 장 대표는 “북-중 간 군사동맹조약인 조중상호원조조약(1961년)에 따라 북한이 중국에서 미사일 발사를 알려줬기 때문”으로 보고 있었다.

장 대표는 “미사일이 발사된다면 미일을 겨냥해서 태평양 상공에 하나, 서해상에 하나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그동안 북한은 미사일 발사 실패로 미국인들에게 효과적인 두려움을 주지 못했다. 이번에는 개량한 새 미사일로 미국에 자신들의 실력을 보여주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강성 움직임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1일 강성 인사들로 군 수뇌부를 교체했다. 우리의 국방부장관 격인 인민무력부장에 김영춘을, 우리의 합참의장 격인 총참모장에 리영호 평양방어사령관을 임명했다. 김 위원장의 군부 최측근인 두 사람은 모두 야전군 출신으로 실전에 능하다는 평이다.

장 대표는 “전쟁 실무 전략이나 현장 지휘 능력이 가능한 고위 베테랑들이 전진 배치된 것은 한국과의 군사적인 충돌을 하려고 한 단계 한 단계씩 밟아가고 있다는 액션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우리 군도 만약을 대비해 비상태세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북한의 목적이 전쟁에 있다고는 보지 않았다. 그는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협상 테이블을 끌고 가려는 ‘선군 외교’의 전형”이라며 “얼마든지 합의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변국들 공조해 선제 외교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수시로 소집하고 △미국 일본과 긴밀한 정보 공유 공조 체제를 유지 △ 필요하면 대북 특사를 파견하고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들과 대포동 미사일 발사의 중단을 요청하는 합의문을 채택 △유엔 결의로 미사일 발사 중단을 촉구하도록 하는 마스터플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 대표는 논란이 되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선 “완전하게 회복 됐다고 보긴 어려우나, 북한을 통치할 수 있을 정도로는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긴장 국면은 김 위원장의 의중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정일 후계체제와 관련해 성혜림이 낳은 장남 김정남이 유리하다고 봤다.

우리에겐 권력구도에서 밀려난 ‘국제 낭인’으로 여겨졌던 김정남이 사실은 김정일의 통치자금을 마련하는 외화벌이 총책임자인 조광무역 대표였으며 2001년 김정남의 일본 밀입국 추방 사건도 북한의 미사일 수출 대금을 일본에서 수금하기 위해 입국하려던 것을 미국 CIA에서 포착하고 일본 경시청에 알려준 덕분이라는 것이 장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김정남은 김정일의 매제 장성택이 밀고 있으며, 잦은 외유로 서방 언론에 자주 노출된 김정남의 행보도 후계학습구도의 일환이라고 봤다. 지난 해 김정남과 장성택이 수개월간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왔으며, 이 때 두 사람은 후계구도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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