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상화 이후…원내 대표들에 듣는다

  • 입력 2008년 8월 21일 02시 50분


한나라당 홍준표

국회도 무노동 무임금 지켜야

국회 원 구성 협상을 끝낸 한나라당 홍준표(사진) 원내대표는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대한태권도협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20일 태권도 대표팀의 올림픽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으로 떠나기에 앞서 “조세, 금융, 규제 개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 등 4대 과제를 처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원 구성 합의까지 가장 어려웠던 점은….

“민주당이 한미 쇠고기 협상을 전면 무효화하는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들고 나와 앞이 막막했다. 정권을 가져 봤던 사람들이 너무 하더라. 결국 쇠고기 협상 인정은 민주당이 양보하고, 국회 ‘심의’ 절차 도입은 우리가 양보했는데 참 힘들었다.”

―정부가 여야 합의에 강력히 반대했는데….

“말도 못할 정도다. 사실 (원 구성 타결 뒤인) 어젯밤에야 간신히 설득했다.”

―협상 과정의 숨은 스토리가 있나.

“막판 협상 때 내가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이번에 깨지면 같이 원내대표 그만두자. 이렇게 국민을 짜증나게 하면 원내 사령탑 자격이 없는 것이다’며 담판을 요구했다. 원 원내대표는 훌륭한 분이다.”

―일각에선 리더십 부재를 얘기한다.

“설사 200석을 갖고 있어도 원 구성은 단독으로 한 적도 없고 할 수도 없다. 단독으로 하려면 국회법 처리, 상임위원 강제 배분, 위원장 선거 등 3단계의 날치기를 해야 한다. 여야 합의가 늦어진 것이지 리더십 문제가 아니다.”

―18대 국회 운영 기조는….

“조세와 금용 제도의 대개혁이 필요하고 규제 개혁도 절실하다.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은 반드시 처리한다. 한국 경제의 기초가 좋기 때문에 이 4가지만 이뤄지면 된다.”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당의 국회법 개정안을 거의 만들었다. 국회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켜야 한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 영상취재: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FTA비준, 실용적 관점서 접근

민주당 원혜영

민주당 원혜영(사진) 원내대표는 20일 당 내 국회 상임위원장 후보들을 잇달아 면담하며 원 구성 마무리 작업에 바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요즘 세종대왕의 리더십을 분석한 ‘세종실록’을 보고 있다”면서 협상과정에서 당력을 모으는 일이 상당히 어려웠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합의된 가축법 개정안에 대한 평가는…

“이미 체결된 한미 쇠고기 협상을 원천 부정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당의 자세가 아니었다. 미흡하지만 광우병 발생시 즉각 수입을 중단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특히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재수입 시 국회 심의를 받도록 한 것은 의미가 있다. 단 내장 수입을 막지 못한 것은 미흡했다고 본다.”

―재수입시 국회 심의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양곡관리법도 국회가 심의하게 돼 있는데 내용적으로는 표결까지 가는 실질적인 동의 수준이다. 결코 낮지 않다. 재수입 상황이 발생하면 여론의 부담 때문에 형식적인 심의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기국회에서 의석수 부족으로 쟁점 사안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명박 정부가 워낙 잘못을 많이 해 자칫 적은 인원으로 백화점식 대응을 해야 할 우려가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해 국민적 반대가 심한 것과 찬반이 갈리는 사안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

―한나라당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법사위) 칼자루는 잡았지만 민주당은 절대 의석수가 부족하다. 우리가 잡은 칼자루가 우월적 입지를 보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꼭 써야할 상황에서만 신중하게 쓸 생각이다.”

―정기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준할 생각인가.

“어떻게 세계시장을 확대하느냐에 우리 미래가 있다. 미국과의 시장개방은 실사구시(實事求是), 실용적 관점에서 해야 한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원구성 흥정대상 안되게 강제조항 필요

‘선진과 창조의 모임’ 권선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